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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때문에 천당과 지옥 오가는 한의계
[ 2011년 04월 29일 03시 00분 ]
한의계가 연이은 사건으로 3일마다 한 번씩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지난 22일 식약청의 넥시아 수사에 대해 강력한 반대 견해를 표명했던 한의계는 3일 뒤, 대통령 한방주치의 제도가 부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구겨진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펼 수 있었다.

그러나 28일 서울대병원이 노태우 전 대통령 폐에서 한방치료에서 사용하는 ‘침’을 제거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한의계가 또다시 술렁이고 있다.

두 대통령 때문에 한의계가 3일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 관계자는 “한약과 한방치료는 불안정하다는 인식이 퍼질까 내부에서 걱정이 많다”면서 “우리의 의도와 달리 한의계 전체 이미지를 악화시키는 일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방치료에 대한 인식 발전 방안을 모색해오던 한의계로서는 한의계 관련 부정적인 소식이 계속되는 요즘이 반가울 리 없다.

지난 22일 일부 한의사 사이에선 넥시아 관련 보도로 득보다 실이 많았다는 평이 있었다. 강동경희대병원이 식약청의 넥시아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는 보도 내용보다 ‘무허가’와 ‘임상시험 단계’라는 단어가 국민에게 인식되어, 한의학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더했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3일 뒤 청와대가 “한의학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류봉하 원장을 대통령 한방주치의로 내정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한의계는 넥시아 관련 보도로 말미암은 한의학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일부 씻을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류봉하 원장이 “이렇게 많은 축하 전화가 올 줄 상상도 못했다. 많은 사람이 한의계를 대표해 열심히 임해달라 말해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밝힐 정도로 한방주치의 제도 부활은 한의계엔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러나 28일 서울대병원이 노태우 전 대통령이 폐에 있던 침을 제거하기 위한 내시경 시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밝혔다. 한의계 내부에서는 잠시 나아지나 싶던 한방치료에 대한 이미지가 또다시 침몰하고 있다는 우려가 새어나오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대한한의사협회가 한의학에 대한 이미지 악화를 우려, 서울대병원에 노 전 대통령 측에 침을 놓은 주체와 방식에 관한 정보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노 전 대통령 측에선 이달 초 침을 맞았다고 했다”면서도 “침을 맞은 장소와 침이 폐 속에 들어가게 된 경로는 환자 측이 공개를 원치 않아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협회는 어떤 사람이 왜 노 전 대통령에게 침 시술을 했는지, 또 어떤 경로로 침이 폐 속까지 들어갔는지 밝혀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노 전 대통령을 진료한 곳은 서울의 S병원 1곳 뿐지만 이것도 침 시술 없이 약 처방만 했던 6∼7년 전의 일”이라며 “노 전 대통령과 서울대병원에 정보공개를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 관련 정보들이 공개되어 잘잘못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방 치료에 대한 이미지 악화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대통령 한방주치의로 선임된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류봉하 원장은 “한방 치료에서 침 시술은 찔러서 표피를 자극하는 것이지, 폐에 침을 집어넣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생선가시가 목에 걸려도 아픈데 어떻게 침을 삼켜 폐에 들어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과 수술 후 실수로 솜이 남아 있는 것처럼 어떤 시술 과정 중 침이 딸려 들어갔을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그러나 객관적으로 침 치료 과정에서 침이 폐에 들어갈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조민경기자 jj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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