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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잖아도 힘든데 산부인과 '울상'
[ 2011년 04월 25일 22시 18분 ]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이 산부인과 의사들에게 계륵 신세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한나라당 심재철 정책위의장은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을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연간 소요예산은 400억 수준이다. 당론으로 채택해 내년 예산에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접종대상은 만 11~12세 여자아이로, 보건소에서 무료로 접종하고 백신을 국가가 일괄 구입한다면 단가를 상당부분 낮출 수 있을 것이란 복안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돈이 아깝다는 생각에 안 맞고 미루고 미룬 상태였는데 좀 더 기다려보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 등 환영 여론의 글이 올라오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강한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이미 건강보험 재정 적자 폭이 큰 상황에서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건강보험 재정은 이미 지난 해 1조3000억원의 적자가 발생, 서서히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양상이다.
한 산부인과 의사는 “재원추계도 확실해 무료가 된다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필수예방접종의 민간의료기관 무료 접종 예산도 쉽지 않을 텐데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지자체 부담도 만만찮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비보험으로 총 3번 접종해야 하며 한 번 받을 때마다 15~2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이에 따라 선거를 앞두고 공수표를 던진 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가격체계만 흔들어 더욱 개원가 사정을 어렵게 할 것이란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또 다른 개원의는 “자꾸 이런 식으로 실천할 수 없는 사안을 선심성으로 얘기하는데 국민들은 ‘무료로 접종할 수 있는데도 병원에서는 비싼 값을 받고 있다’고 인식한다. 그 피해를 고스란히 감당할 수밖에 없다”면서 “가격체계가 한번 무너지면 이에 대한 민원은 걷잡을 수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최근까지 대학가나 아파트 단지 등에서 이뤄진 단체접종이 가격 덤핑 등의 부작용을 양산, 흔들린 가격구조로 인한 문제가 개원가에 잇따르는 상황이다.
그는 “대학 등에서 이뤄진 단체접종의 가장 큰 문제는 1차만 지원할 뿐 2~3차 접종은 신경 쓰지 않다는데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1차 접종을 한 환자가 추가 접종을 위해 병원에 문의할 경우 가격을 속인다며 의심하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의 가격체계가 잇따라 외부 환경에 좌지우지되면서 의사들의 불만이 고조, 자구책 마련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많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관계자는 “당론 채택도 안 된 상황에서 발언하는 것이 무리가 있지만 계속되는 접종 문제에 대처할 필요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곧 있을 상임이사회 긴급 안건에 올라온 것으로 안다. 전반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피력했다.
김선영기자 ks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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