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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출신 국내 베스트셀러 작가들 활약상
[ 2011년 04월 25일 01시 52분 ]
최근 우리 가요계에서는 가수가 아닌 사람들이 부른 노래가 대중의 큰 사랑을 받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들은 휴대전화 연결음 등 음원 수입으로 웬만한 인기 가수들보다 높은 수입을 올려 여타 가수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합니다. 영역 파괴가 시류가 된 요즘, 이런 현상은 새삼스런 일이 아닌 게 돼가는 형국입니다. 그렇다면 출판계는 어떨까요? 영화로도 큰 사랑을 받았던 소설 ‘쥬라기 공원’, 인기 미국드라마 ‘E.R’, 스테디셀러 ‘셜록홈즈 시리즈’, 발간 당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소설 ‘돌연변이’와 ‘코마’의 공통점은? 그렇습니다, 위 작품들의 원작자는 모두 의사 출신이라는 겁니다. 소설 ‘쥬라기 공원’ 저자이자 인기 드라마 시리즈 ‘E.R’의 작가 겸 제작자인 마이클 크라이튼(Michael Crichton), 불멸의 탐정 ‘셜롬홈즈’를 탄생시킨 아서 코난 도일(Arthur Conan Doyle), 소설 ‘코마’, ‘돌연변이’ 등으로 메디컬 스릴러 장르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로빈 쿡(Robin Cook)은 모두 훌륭한 글 솜씨로 사랑받은 의사들입니다. ‘쥬라기 공원’같은 경우 현재 국내에서는 절판되긴 했지만 아직도 서점가에는 이 작가들의 작품을 찾는 독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하네요. 지금까지는 외국 의사들의 얘기였습니다. 그러면 한국 의사들은 어떨까요? 한국 의사들은 어떤 글 솜씨로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을까요?[편집자주]

▶대한민국은 심리학 전성시대 “삶의 멘토가 필요”
최근 서점가를 강타한 이슈 중 하나는 정신분석ㆍ심리학입니다. 심리, 정신분석이라는 단어가 제목에 들어가면 쉽게 독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게 현재 우리 사회 분위기입니다. 출판계의 한 관계자는 “그야말로 심리학의 전성시대”라는 말로 이런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요즘 전공의들의 제1지망이 정신과인 이유도 여기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심리학 서적 가운데 눈에 띄는 책이 두 권 있습니다. 김혜남 신경정신과를 운영하고 있는 김혜남 원장이 쓴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심리학이 서른살에게 답하다’라는 책입니다.

서른살인 그들은 왜 우울할까요? 우리 시대에서 서른살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저자는 서른살이 20대 청년 시기를 도서관에서만 보낸 서른살을 위로합니다. 나름대로 치열한 삶을 살았고 서른살이 됐지만 서른살은 노년과 청년 사이에 끼인,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세대라는 게 저자의 진단입니다.

1편격인 이 책이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자 2편인 ‘심리학이 서른 살에게 답하다’가 출간됐습니다. 저자의 필력 때문인지 출간 2년이 넘은 지금도 이 책들은 인문분야 베스트 10위권을 지키고 있습니다.

제목만으로 손이가게 하는 책도 있습니다. ‘개 같은 성질 한 방에 보내기’.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저자인 건국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 하지현 교수는 ‘개 같은 내 성질’을 한방에 보내는 것에 더해 ‘타인의 개 같은 성질’로 고통 받는 이들에게 처방전을 내립니다. 이 책의 부제가 ‘성질 개조를 위한 심리처방전’인 이유입니다. 이직을 고민하시는 분들, 내안에 내가 너무도 많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좋은 처방전이 될 수 있을 듯합니다.

이 밖에도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멤버들의 정신분석을 했던 송형석 원장의 책도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노홍철이 처음 나왔을 때 전국 정신과 의사들의 관심사는 ‘저 인간 병명이 뭘까?’ 였습니다”는 말로 웃음을 줬던 송 원장은 입담만큼이나 필력으로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네요. 그가 쓴 ‘위험한 심리학’, ‘위험한 관계학’은 패키지로도 팔리고 있습니다.

▶궁금해?? 궁금해!! 의사에게 물어봐~
내 아이를 건강하게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것 같지만 사소한 부분까지 모두 알고 싶어 하는 것이 요즘 부모들의 마음인가 봅니다. 이런 부모들의 구미에 딱 맞는 책, 아이가 있는 집에 필수품인 책이 있다고 하는데요, 소아청소년과 하정훈 원장이 쓴 ‘삐뽀삐뽀 119 소아과’입니다.

아이가 갑자기 아픈데 물어볼 곳이 마땅치 않을 때 부모들의 속은 타들어갑니다. ‘삐뽀삐뽀 119 소아과’는 부모들의 이런 걱정과 고민을 단방에 해결해주는 책입니다. 아이가 아플 때 나타나는 증상을 상세히 분류해 대처법을 설명하고 아이의 성장과 발달, 성격, 육아법, 외출법, 건강관리법, 이유식 먹이기 등 다양한 정보를 1000여쪽에 담아냈습니다.

초판 발행 후 5년이 넘게 가정ㆍ생활분야 베스트셀러 3위권, 전체 서적 중에 100위권 내 이름을 올리고 있으니 아이를 키우는 웬만한 가정에는 한 권씩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기자의 집에도 한 권이 있어 유용하게 보고 있습니다. 이 책의 인기에 힘입어 이유식, 모유먹이기, 소아안과 시리즈가 연속으로 발간되기도 했습니다. 살펴보니 ‘삐뽀삐뽀 119 소아과’는 대한의사협회 추천도서이기도 하네요.

주식. 가까우면서도 먼 존재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신문이나 방송 등에서 주식관련 뉴스가 빠지지 않고 나오지만 기자에게 주식은 왠지 친숙하지 않네요. 이쯤 되면 떠오르는 의사가 있습니다. 바로 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더욱 유명한 박경철 원장(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입니다. 사실 박경철 원장이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5년 출간된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때문입니다.

의사와 환자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그려낸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1권)은 100쇄, 30만부가 판매됐고 2권까지 합하면 50만부의 판매고를 올렸다고 하니 박경철 원장은 스테디셀러 작가로 손색없는 글 솜씨를 지녔음이 분명합니다. 소설 외의 장르가 100쇄를 돌파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고 하네요.

박 원장의 또 다른 히트작 ‘시골의사의 주식투자란 무엇인가’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1권 통찰편, 2권 분석편으로 구성된 이 책은 본격 주식 투자서이기는 하지만 기존의 기술적 분석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고 과감히 조언함과 동시에 투자는 낮은 확률의 성공과 높은 확률의 실패를 경험하게 한다는 기본을 환기시킵니다. 전문 투자서를 표방하는 만큼 주식 문외한인 기자가 읽기에는 다소 어려운 책이었습니다.

▶필기왕, 노트정리로 꿈을 이루다
학창시절, 새 학기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중 하나가 노트를 준비하는 일이었습니다. 정성스럽게 이름을 쓰고 마음가짐을 바로잡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최근 ‘의대생의 노트는 어떻게 생겼을까’라는 제목과 함께 의대생 노트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와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런 관심은 노트정리법을 올린 한 의대생의 블로그로 이어지기도 했는데 누적 방문자가 920만명을 넘겼다고 합니다.

블로그 주인은 현재 모 대학병원 신경외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현구 전공의입니다.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클릭에 힘입어 그가 올린 노트정리 비법은 ‘필기왕 노트정리로 의대가다’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됩니다.

고교시절 세자리 등수를 1등으로 끌어올린 비결로 노트정리를 꼽은 김현구 전공의는 “노트정리가 공부의 왕도라고는 할 수 없지만 꾸준함과 성실함을 이끌어내기에는 가장 훌륭한 방법”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그는 ‘필기왕 노트정리로 의대가다’라는 책 제목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하네요. “노트정리의 목적이 대학진학에 한정될 수 없다”는 것의 그의 주장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전공의 과정을 통해 얻은 임상 정보와 최신의학 소식을 꾸준히 정리하고 있답니다.

그의 책은 출간 5개월 만에 3쇄, 1만 2000부의 판매고를 올렸다고 하니 빛도 못보고 사라지는 웬만한 책들 보다는 판매 성적이 좋은 편입니다.

블로그에 일기형식으로 적은 그의 글은 방송작가들의 마음도 빼앗아 오는 7월 방영될 최지우 주연의 드라마 ‘의과대학’ 소재로 쓰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벌써 3회 대본까지 마무리 됐는데 그의 일기에 등장하는 에피소드가 상당부분 들어가 있다는 후문입니다.

김현구 전공의는 “대본을 봤는데 내 일기라서 그런지 재미있는지는 모르겠다”면서 “환자들과의 거리를 좁히고 쉽게, 다양한 정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사들의 글쓰기는 앞으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요즘 의과대학에서는 ‘의학과 문학’, ‘의사의 글쓰기’라는 강좌가 개설돼 인문학적 능력을 배양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에는 40여명의 의사가 참여한 한국의사수필가협회가 결성돼 ‘너 의사 맞아?’, ‘아픈 환자 외로운 의사’라는 두 권의 수필집을 펴내기도 했네요.

우연히 고등학교 문학교과서에 실린 작품 목록을 본적이 있습니다. 의사이자 수필가였던 박문하 선생의 수필 ‘잃어버린 동화’가 들어 있더군요.

누군가에게 내 글이 꾸준히 읽히고 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입니다. 그 글과 책을 통해 독자들이 기쁨을 얻는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숨겨둔 글 솜씨를 꺼내 많은 독자와 환자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의사선생님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최종학기자 haga8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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