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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동원된 유례없는 의사대표자 모임
[ 2011년 04월 24일 21시 17분 ]
지난 24일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63차 정기대의원총회'는 거친 욕설과 비방이 난무하는 파행의 연속이었다. 그동안 무관심 속에 진행됐던 의협 정총에 일반회원 등이 대거 참석한 것은 고무적이라는 평이지만 참여 방식에 대한 시각은 엇갈렸다.

의협의 한 원로는 "폭력행위가 벌이지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고, 한 대의원은 "거친 행동이 오히려 전의총의 지지를 철회하는 요소로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를 지지하는 의견도 있었다.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던 경만호 대한의사협회장 사퇴권고안은 1표 차이로 부결됐다. 그러나 본회의 막바지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이 지지하는 주요 안건 등이 통과되면서 집행부 부담이 커졌다.

대의원회는 정총 폐회 직전 △협회장 등 임원 소송 패소 시 소송비용 본인부담 △소송심의특별위원회 폐지 등 집행부를 겨냥한 안건에 동의했다. 회비도 약 10% 인하됐다. 전의총 등은 박수로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일촉즉발 의협 정총…시종일관 험악한 분위기

올해 정총은 시종일관 고성과 욕설 등으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특히 경만호 회장과 박희두 대의원회 의장에 관련된 사안에는 거센 야유가 쏟아졌다.

전국에서 모여든 전의총 회원들은 정총 본회의장 뒷자리에 착석해 모든 회의 과정을 참관했다. 사안에 따라 지지와 야유를 보내며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정총장 밖에 경찰이 대기하는 등 일촉즉발 상황이 전개되기도 했다.

특히 경만호 대한의사협회장이 축사를 위해 연단에 올라오자 "경만호 물러나", "오바마", "횡령범'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박희두 의장에 대해서도 "똑바로 하라" 등 비판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어 "회장 바꿔주세요, 대의원님들", "(회장) 바꿔라" 등 경만호 회장 사퇴를 연호하기도 했다.

일부 젊은 회원은 흥분을 가라앉지 못하고 심한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감사보고서 채택 등 첨예한 사안이 통과될 때는 총회 본회의장이 고성으로 들썩였다. 급기야 노환규 전의총 대표가 회원들의 자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결산보고서 논의가 있었던 '사업계획 및 예산ㆍ결산 심의분과위원회'에는 수백 명이 몰려가 반대 의견을 쏟아냈다. 우여곡절 끝에 결산보고서가 채택됐지만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전의총 회원들은 대의원 발언에 따라 호불호가 명확히 갈렸다. 이원보 감사의 별도 감사보고서 채택, 사퇴권고안 본회의 직권 상정 논의, 결산안 인준 반대 등을 주장한 대의원 발언에 지지를 보냈다.

인천시의사회 조행식 대의원은 사퇴권고안을 분과심의위원회 논의 없이 본회의 직권상정을 요청했고, 경기도의사회 김세헌 대의원은 주간동아 보도를 근거로 공금 횡령 의혹에 대한 경만호 회장의 해명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유용상 의료일원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경 회장의 아내가 운영하는 마노요양병원의 한의사 채용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개원의 소속임을 밝힌 변형규 대의원은 투표 결과를 공개하라고 요구했고, 전의총과 일부 대의원의 지지 발언이 이어졌다. 박희두 의장은 이를 수용했다.

감사단, 하반기 감사 재개…소송심의특위 폐지

정총 폐회를 앞둔 마지막 1시간에는 집행부를 압박하는 안건이 대거 통과됐다. 오전 본회의를 통과한 감사보고서는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감사단 지적이 있자 특별 재심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2010년 하반기와 올해 2월까지 점검하는 '하반기 감사'와 관련해 집행부가 자료제출에 미진한 태도를 보였다는 것. 이에 일부 대의원은 결산보고서를 다시 인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도의사회 양재수 대의원은 "지난 회계연도에 파행이 있으면서 (집행부가) 협조 의무를 위반했다. 결산보고에 규정된 결산보고서의 요건을 구비하지 못한 결산보고서였다"며 "결산안은 심의뿐 아니라 인준도 불가능하다. 인준 거부에 대한 동의안으로 제출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의사회 김세헌 대의원은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선례를 바탕으로 차기 집행부도 (자료를)제출하지 않을 수 있다"며 "(회원들이)회비 납부를 받아들이겠나. 또다시 외부 소송으로 가져가지 않도록 해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희두 의장은 투표에 들어갔고 63.4%의 지지로 재감사가 이뤄지게 됐다. 감사단은 하반기 감사를 재개하며 한 달 후에 서면결의를 통해 대의원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정관 개정 중 감사업무와 관련해 감사단이라는 용어를 감사단 또는 감사로 바꾸자는 안건은 찬성 79.1%, 협회장 등 임원 소송 패소 시 소송비용을 본인이 부담하게 하자는 안건은 83.8%의 지지를 받았다.

차기 의협 회장 검증 요건을 검증하는 시스템 구축은 91%, 소송심의특별위원회 폐지 안건은 71.2%의 동의로 통과됐다.
음상준·조민경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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