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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밖에서 본 완화치료
[ 2011년 04월 29일 11시 52분 ]
최근 서울언론재단에서 국립암센터 주최로 열린 ‘방송ㆍ언론인 대상 완화의료 및 품위있는 죽음 알리기 캠페인’ 토론회에서는 완화치료를 바라보는 다양한 직업군의 인식을 엿볼 수 있었다.
언론에 종사하는 토론자들은 방송을 통해 고통받는 암환자의 모습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어 국민에게 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조선일보 김철중 의학전문기자는 “현재 우리나라 암환자의 생존율은 60%에 이른다. 그렇다면 드라마 열 편 중 여섯 편에선 암환자가 회복되어야 하는데, 한국 드라마에서는 암에 걸리는 등장인물들은 다 사망한다”면서 “이는 방송이 암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방송은 암과 완화치료에 대한 인식을 의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방송이 무심코 내보내는 영상이 국민에게 특정 질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해, 질병에 대한 두려움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KBS 강성훈 PD는 “방송에서 말기 암환자는 많이 다루고 완화치료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는다고 야단을 맞는 것 같다. 그러나 프로그램 장르별로 같은 주제에 대해서도 다르게 접근하는 방송의 특수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의학전문 프로그램은 병의 위험성을 알리고 조기진료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고통받는 암환자의 모습을 다루는 경우가 흔하고, 휴먼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 극적인 연출이 가능한 말기 암환자의 모습에 집중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어 “과거보다 의학프로그램이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많아졌다. 시청자들은 다큐가 많아지면서 실제적 영상으로 암환자의 고통을 실감 수 있게 됐다”면서 “다큐멘터리를 통해 계몽하려는 방송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됐다. 앞으로 암과 완화치료에 접근하는 방송의 역할에 대해 더 고민해보겠다”고 전했다.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박진노 이사는 완화치료의 사회적 순기능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스트레스나 폭력에 약해 흥분도 많이 하고 남에게 화도 쉽게 낸다. 이런 성향은 호스피스 병동 치료를 경험한 가족들이 많아지면서 점차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호스피스 의료는 의료적인 면과 사회 경제적인 면, 정신사회적인 면이 온전하게 협조를 잘 이뤄 나아가야 가능하다. 이를 통해 사회적인 협조를 공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는 이어 “그러나 수가제도를 따라가는 한국 의료제도에서 수가 이외의 부분에 속해있는 웃음치료 같은 호스피스 치료에 대한 재정적인 뒷받침은 존재하지 않는다. 각 기관의 기부금이 점점 줄고 있다. 다양한 완화치료 프로그램을 위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다양한 치료방식에 대한 재원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가톨릭대학교 간호대학 유양숙 교수는 “열흘 전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호스피스 병동에서 의식이 없는 상황에서도 편안하게 임종을 맞았다”면서 “상실의 슬픔은 크지만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다는 생각에 남은 가족들의 마음이 굉장히 편안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호스피스 완화치료는 환자뿐만 아니라 남은 가족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긍정적인 기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극 ‘죽이는 수녀들의 이야기’ 박용범 감독은 “완화치료에 대해 알고 있는 국민은 1%도 되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다. 미국은 ”40~60%가 완화치료 이용한다고 알고 있다”면서 “호스피스 병동은 어떤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 개인이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공간이다. 선택의 폭을 넓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방송작가 협회 소속 김성연 작가는 “죽음이 품위있기 위해서는 제일 가까이에 있는 가족과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죽음은 자유의지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한데, 자기의식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을 때 호스피스 병동에서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품위있는 죽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자신의 선택에 따라 죽음에 이르는 과정 자체가 후손들에게 남길 수 있는 중요한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과정을 공유할 수 있는 호스피스 치료가 현재보다 더 보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민경기자 jj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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