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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경쟁 치열한 제약계와 풍수지리설
[ 2011년 04월 17일 12시 31분 ]
최근 무한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이 가열되면서 풍수지리나 역술까지 도입해 불확실한 미래를 조금이나마 밝혀 보려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같은 값이라도 명당이냐 흉지냐에 따라 길흉화복을 연결시킨다는 점에서다. 제약계 역시 이 같은 움직임은 마찬가지. 정부의 약가인하 기조와 함께 제약계를 둘러싼 환경 변화에 따라 제약사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다. 일부 제약사들은 풍수지리나 역술인의 점궤 등을 경영활동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제약계에서 볼 수 있는 풍수지리 활용과 그 효과를 본 사례를 살펴본다.[편집자주]

최근 몇년 동안 매출이 크게 늘어난 외국계 제약사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나타나고 있다. 회사 위치를 서울 중구로 옮겼다는 점이다.

과거 조선시대부터 한양(서울)은 풍수지리학적으로 상서로운 기운이 감돈다는 이유로 500여년을 일국의 수도로 명맥을 유지해 왔다. 또 중구는 이러한 서울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좋은 기운이 더욱 감싸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러한 서울 중구로 한국 본사를 옮기고 매출 대박을 지속하고 있는 제약사는 모두 3군데. 바로 한국노바티스와 한국화이자제약, 그리고 베링거인겔하임이 그 주인공이다.

먼저 한국노바티스의 경우 한국법인 설립 당시 여의도를 고수했지만 지난 2004년 6월 중구 서울역 앞으로 이전했다. 당시 1454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2009년 기준 2배가 훌쩍 넘어선 3625억원을 기록했다. 회사가 이전하면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역시 30여년 고수해 오던 용산 사옥을 과감히 벗어나 중구 남대문으로 이사한 후 승승장구 하고 있다.

2007년 매출 1020억원을 기록하면서 1000억대 기업으로 진입한 후 2009년에도 1186억원으로 고공행진했다. 한국화이자제약 역시 지난 2007년 중구 명동으로 사옥을 이전하면서 재미를 봤다.

화이자는 2007년 당시 노바스크 제네릭 발매로 고혈압 시장에서 고전했음에도 불구하고 3967억원의 매출을 기록, 무려 34% 성장했다. 이후 2010년 기준 매출 4227억원으로 지속적인 증가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다국적 제약사의 본사 이전과 동시에 매출 증가 효과를 두고 제약계 일각에서는 우스갯 소리를 통해 풍수지리에 따른 음복이 발현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매출 상승에 따른 부러움을 표현한 것이다.

한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굳이 풍수지리에서 매출 상승의 원인을 찾지는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한국 본사 자리를 옮기고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옥 이전을 계기로 더 좋은 환경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직원들 사기도 많이 올라갔을 것"이라며 "이러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해 영업력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매출 상승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고 덧붙였다.

풍수지리 근거해 본사 정한 국내 제약사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본사는 일반 제약사처럼 대로변에 위치하고 있지 않다.유나이티드제약의 본사는 뉴힐탑 호텔과 구힐탑 호텔 사이의 골목으로 100m 정도 들어가야 나오기 때문에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찾기가 쉽지 않다.

회사로서 입지조건이 그렇게 좋지 못한 편이다. 하지만 불리한 입지조건에도 불구하고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본사 위치를 이곳으로 정하고 옮길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회사 사옥이 이 곳에 들어서면서부터 사세가 무섭게 발전해온 이유에서다.

실제로 유나이티드제약은 서울사옥 완공 이후 승승장구하며 제약계에서 입지를 굳혀왔다. 1997년 중소기업대상에서 우수상을 받았고 1998년 산업자원부장관으로부터 벤처기업대상, 2001년 무역의 날 1000만불 수출탑을 받았고 2002년 산업자원부로부터 ‘홈타민’이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된 바 있다.

특히 설립 초기 입찰중심의 종합병원 영업과 해외 자회사 설립을 통해 외형성장을 도모해 온 유나이티드제약은 2000년대 중반 차별화된 영업 등으로 중견 제약사로 발돋움했다.

회사 고위 임원은 “현재 위치하고 있는 사옥의 위치가 좋다는 말은 많이 들어왔다”며 “처음 회사 사옥이 들어설 때는 160여 평이었지만 이후 옆에 매물로 난 땅을 더 사들여 현재 약 368평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임원은 “IMF 때 매물로 나온 주택을 구입할 당시 자금 대출을 위해 상업은행에 대출을 신청했었다”며 “당시 대출 심사관이 풍수지리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었는데 우리 사옥을 보고는 매우 좋다고 감탄했다”고 비화를 소개했다. 당시 대출심사관은 회사 사옥을 방문해 “북한산을 바라보고 있으며 주변에 회사의 사세를 누를 만한 높은 건물이 없어 최상의 자리”라고 평가했다는 것이다.

역술인 한마디에 부서 운명 ‘좌지우지’
JW중외제약의 경우 최근까지 외부 건물에서 일하고 있던 마케팅 관련 부서가 본사에 둥지를 틀었다.

지난 2008년 홀딩스체제 구축과 함께 조직 재정비에 따른 공간 배치를 이유로 본사를 떠났던 마케팅 인원은 2년여 만인 지난해 말 다시 본사로 입성한 것이다. 세간의 풍문에 의하면 이 마케팅 인원이 본사로 움직인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한 역술인의 예언이었다.

실제로 회사 관계자는 “회사에서도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기업 활동이라는 것이 철저한 계획 하에 이뤄지기 때문에 별로 신빙성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우스갯 소리일 수도 있지만 최근 제약업계의 힘든 상황에 비춰봤을 때 흘려들을 수만은 없다는 것이 업계의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외제약 경영진이 지난해 한 역술인에게 기업운명에 관한 점을 봤는데 이 역술인이 마케팅 관련부서가 본사를 떠나면 회사가 힘들어진다고 말했다”며 “이에 뜨끔한 경영진이 서둘러 마케팅 직원들을 본사로 불러들인 것”이라고 전했다.

즉, 마케팅실의 재입성이 회사의 장기 계획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제약계 관계자는 "최근 분위기에서는 이러한 우스갯소리도 한 귀로 흘리기 힘든 상황"이라며 “상황이 얼마나 녹록치 않으면 이러한 풍수지리, 주역 등에 관심을 놓치지 않으려 하겠냐”고 해석했다.

이어 그는 “회사를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한 일환이라고 보면 좋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러한 것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고 전했다.
데일리메디 webmaster@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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