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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의료원 김문자 노조위원장
[ 2011년 04월 15일 22시 37분 ]
“저는 과거에 왜 이렇게 데모하고 파업을 해서 나라를 어수선하게 하나 생각했던 사람이에요. 그런데 관심을 두고 보니 노조는 꼭 필요한 집단이더군요. 병원 직원들이 임금인상을 위한 농성을 벌여도 600억원이란 리모델링 비용을 비축해 놓은 병원은 꿈쩍않는 게 한국 병원의 현실이예요.”

보건의료노조 국립중앙의료원 김문자 지부장[사진]은 노조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달랐다. 화장을 곱게 한 외모에 사근사근한 말투, 여성스러운 태도까지. 소위 노조하면 목소리가 크고 중성적인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그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그는 국립중앙의료원 간호사로 1978년 입사해 33년을 근무한 국립중앙의료원 통이다. 그는 연륜과 다양한 경험에서 묻어나는 온화함과 유연함으로 노조를 운영하고 있었다. 사측의 반응을 충분히 기다려주고, 그들의 처지를 이해하면서 노조의 요구를 차근차근 설명하는 여유가 있었다.

분만실 수간호사로 재직하던 그가 노조 지부장이 된 데엔 그 자신의 의지보다 상황이 그렇게 벌어졌다는 말이 더 정확하다.

지난 2008년 법인화 이전 간호사 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던 직원들이 공무원 노조를 설립했는데, 국립중앙의료원이 법인화되면서 공무원 노조로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노조원들은 합의 끝에 보건의료노조에 합류하기로 했다. 그러나 노조의 주요 집행부는 공무원 신분을 유지하며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나 병원을 떠나게 됐고, 그 자리를 김문자 위원장이 맡게 된 것이다.

김문자 지부장은 “저는 올해 58세예요. 직장인으로서 여성으로서 적지 않은 나이지요. 지인들도 노측보다는 사측 입장인 분들이 많아요. 그러나 조금만 관심을 두고 보면 노조는 꼭 필요한 집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죠”라며 “법인화 이후 노조 임원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제가 지부장을 맡게 됐지만, 이왕 하기로 한 것 ‘열심히’ 잘 해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노조는 병원 안에 존재, 병원 발전이 먼저"

김문자 지부장이 말하는 ‘열심’이란 어떠한 협상도 하지 않는 강성노조가 되거나, 대의를 위해 소수 노조원의 의견이 대접받지 못하는 모양새가 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김 지부장은 “사측을 견제하며 병원과 함께 건강하게 발전해나가는 노조를 세우고 싶어요”라며 “노조의 요구보다 병원 발전이 먼저라는 생각입니다”라고 말했다.

병원이 건재하게 존재하는 다음에 노조가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이들의 이러한 인식은 지난 2일 국립중앙의료원 법인화 1주년을 맞아 발표한 성명서에서도 잘 나타난다.

보건의료노조 국립중앙의료원 지부는 성명서에서 ‘국립중앙의료원의 발전을 위해 정부가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는 내용에 집중했다. 사측을 향해 직원들의 요구를 주장한 것이 아니라, 정부를 향해 병원 발전을 위한 지원 확대를 주장한 것이다.

김문자 지부장은 “이번 성명서에 담긴 내용은 노조원들이 늘 고민해오던 문제라 새삼스럽게 고민할 필요가 없었어요”라며 “원장님께서도 성명서를 보시고 우리에게 보건의료노조가 많은 일을 해달라고 말씀하셨죠”라고 전했다.

그렇다고 노조라면 반드시 유지해야 할 사측과의 긴장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부드럽고 온화한 분위기의 병원 노조이지만 앞으로 하나씩 구체적인 사항을 보완해나갈 계획이다.

김 지부장은 “다른 병원보다 업무강도가 높은 직원들을 위한 쉼터 조성이나 복지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은 노조의 구체적인 계획에 속해요”라며 "그러나 이런 사항들에 대해 이미 표현한 바 있고, 원장님도 준비하고 계시는 중이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요구해서 관철되는 것보다 원장님께서 배려해주시는 게 더 보기 좋으니 믿고 기다리고 있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보다 중요한 계획은 신입사원을 고용할 때 노조에 대한 생각을 묻거나, 가입할 것인지 묻는 풍토를 변화시키고 싶어요. 이런 질문은 노조와 함께 가겠다는 생각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노조라면 무조건 손 사례 치는 모습이 아니라 ‘우리 병원 노조는 건강한 긴장감을 조성해 병원과 함께 상생하고 윈-윈하는 집단’이란 인식을 심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조민경기자 jj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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