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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R로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가능할까
[ 2011년 04월 10일 21시 00분 ]
[기획 상]보건복지부가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방안을 발표하면서 세부과제 가운데 건강정보기록 즉, EHR(Electronic Health Records)을 구축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의료계 안팎에서는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5년간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연구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임상현장에서 적용되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편집자주]
 
EHR은 국민 모두가 ‘요람에서 무덤까지’ 본인의 진료정보를 필요할 때 언제 어디서나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평생전자건강기록’을 말한다.
 
EHR이 구축되면 의료진은 갑작스러운 응급상황에서도 환자의 기저질환 등 충분한 정보에 근거해 보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게 된다.
 
또 국민들 역시 큰 병원으로 옮겨갈 시 이전 기관에서 발급한 진료정보를 복사하는 등과 같은 번거로운 절차를 피하고 중복 검사나 투약에 따른 낭비와 위험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정부도 지난 2005년 보건복지부에 의료정보화사업추진단(정보화추진단)을 꾸리고 EHR핵심공통기술연구개발사업단(EHR사업단)을 출범, 5년에 걸쳐 연구용역을 맡겼다.
 
그러나 한국개발연구원(KDI) EHR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사업성이 낮다는 의견을 내면서 복지부 내 정보화추진단이 지난 2009년 해체된 데 이어 EHR 사업단 역시 2010년을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발표한 것을 끝으로 좌초했다.
 
이를 복지부가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이란 관점에서 다시 꺼내들었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EHR 사업단이 발표한 ▲보건의료정보아키텍처 ▲임상콘텐츠모형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 ▲국가보건의료정보화기획 등 4개 분야에서 상당 수준의 결과물을 내놨지만 이를 통합해 적용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EHR 사업 재개에 따른 예산 확보 및 경제적 비용 분석 다시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특히 국가 주도로 EHR 사업을 시작한다고 해도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그동안 서로 다른 기준으로 데이터를 축적해 온 상황에서 이를 국가표준에 다시 맞추기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의료정보 담당 교수는 “이미 각 병원 마다 의료정보가 상당히 이뤄진 상황에서 이를 다시 재분류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면서 “더욱이 이를 민간 차원에서 국가표준에 맞추라는 것은 비용적인 면에서도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복지부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민간병원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나타내지 않는 상황에서 이를 강제할 수단이 없다.
 
복지부 관계자는 “EHR을 하기 위해선 의료제도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하며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면서 “현재로선 사업을 곧바로 진행하기 어려운 감이 적지 않다”고 난색을 표했다.
 
실제로 EHR사업을 기획할 당시 연구가 의료현장에 적용시 운영 등을 맡기로 했던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도 이 부분에 전혀 관여치 않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곧바로 사업을 시작하기보다 단계적으로 적용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사업 진행 방향에 대해 많은 고민이 뒤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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