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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면 유지용 국내 의학학술지, 환골탈태 시급"
[ 2011년 03월 30일 21시 23분 ]
"국제적인 색인지 등재가 미미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철저한 상호 심사로 과학적 근거가 충분한 논문을 선별, 게재하는 학술지가 얼마나 있을까. 발행일을 엄격히 지키는 학술지가 얼마나 있을까."

편견으로 얼룩졌던 국내 의학 학술지의 과감한 체질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 김동규 운영위원장(서울의대)은 30일 서울대병원 임상의학연구소에서 열린 '2011년 정기총회 및 심포지엄'[사진]에서 '학술지 편집인의 역할'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최근 의학 학술지의 변화를 주목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2001년부터 2006년까지 5년간 Jounal of Korean Neurosurgical Society의 편집인으로 활동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편집인 인계를 받으면서 느꼈던 허탈감과 충격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2001년 10월말 당시 발간된 최종호는 2001년 6월호였고 밀려있는 심사 중인 논문은 300편 이상 쌓여 있었다. 대부분의 논문들은 투고 규정과 형식에 맞지 않는 논문들이었고 심사 과정은 형식적이고 비효율적이었다."

김동규 위원장은 "당시 국내 신경외과를 대표하는 학회지가 이렇게 낙후돼 있다는 점을 참을 수 없었고 대대적인 개혁과 변화를 감행했다"고 회고했다.

형식적인 자리에 불과했던 '간행위원장'을 실질적으로 책임있게 편집을 주도할 수 있는 '편집인'으로 바꿨고 전문적이고 일관성 있는 '편집 및 출판'을 집행할 수 있도로 궤도를 수정했다.

투고 과정의 개혁도 단행했다. 김 위원장은 "저자들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했고 투고 규정이나 형식에 맞지 않는 논문들은 단번에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한편의 논문이 투고 돼 논문이 실릴 때까지 편집인 자신은 최소 6번 이상 논문을 읽고 검토해야 했다. 이는 한달에 선정되는 논문만 15개라고 가정할 때 대략 100편 이상의 논문을 직접 읽고 검토할 수 있게 됐다는 것.

내용적인 면에만 신경을 쓴 것이 아니었다. 구성과 디자인 측면에서도 독자에게 매력을 전달할 수 있어야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동규 위원장은 "학술지 표지 디자인을 현대적이고 세련되게 변화를 줬고 학술지 말미에는 '내부 이야기'라는 코너를 신설해 학문적인 내용 이외에 독자들에게 흥미를 줄 수 있는 유명 인사들과의 인터뷰, 문화, 공연 소식 등 다양한 읽을 거리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학술지의 근본적인 발전을 위해 가장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영문화를 비롯한 학술지의 '국제화'다.

김동규 위원장은 "편집인 초기 시절 학술지의 영문화를 제안했을 때 일부 학회들은 '모든 회원들이 영어 논문 작성에 익숙한 것이 아니다', '전문의 시험 자격 획득용 논문을 해결해야 하고, 영어로 논문을 쓸 경우 국내 학술지 투고 수가 감소할 것'이라는 이유로 반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영문화가 되지 않고서는 국제화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점진적이지만 과감하게 영문화를 시도했다.

그는 "의학 학술지가 국제적 수준으로 질적 향상을 꾀하기 위해서는 편집인의 강한 추진력과 실천력에 모든 학회 회원들의 관심과 노력, 학회 최고 책임자의 전폭적인 지원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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