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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상센터 전무(全無), 문제점 전혀 없다"
[ 2011년 03월 25일 22시 30분 ]
아주대병원 외과 이국종 교수가 한국의 외상시스템에 대해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이 교수는 25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삼호 쥬얼리호 석해균 선장 사례로 살펴본 중증외상센터 문제점 및 발전 방안’ 포럼[사진]에서 ‘우리나라 외상환자 치료 현황 및 개선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이국종 교수는 “우리나라는 외상센터가 없어 오히려 문제점이 전혀 없다”는 역설적 표현으로 열악한 현실을 비유했다.

그는 “외상은 40세 미만 및 40~59세 사망원인 1위이다. 외상으로 연 3만 명이 사망하고 75만 명이 입원한다”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한국은 현재 외상환자들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 공간, 의료진, 기본적인 통계자료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외상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기본적인 공간과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외상전문의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외상센터의 문제점을 논하는 것은 배부른 소리라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외상센터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중증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의료진을 키워내는 것이 우선이고 그 다음이 허브망 구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근무하는 아주대 중증외상센터의 운영 실태를 소개하면서 열악한 중증외상센터의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한국의 외상진료 시스템에 대해 “의료진과 환자 모두 그저 견뎌내며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공개한 아주대 중증외상센터의 운영 시스템을 들여다보면 한국의 외상치료 시스템의 문제가 여실히 드러난다.

현재 아주대 중증외상센터 의사들은 가까운 곳에서 환자의 상태를 지켜보기 위해 회의실을 당직실로 꾸며 사용하고 있다. 얼마 되지 않는 의료진이 수술과 당직을 쉬지 않고 해가며 하루하루 버텨나가고 있고, 간호사도 연장근무를 하면서 버텨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의료진이 이렇게 열정적으로 임해도 현실적인 상황이 나아지진 않는다. 2009년 3월 이후 7개월간 이국종 교수는 8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외상센터 시스템이 불완전해 한계가 있는 한국의 외상치료 시스템을 몇 명의 의료진이 도맡아 억지로 굴리고 있는데다가 의료진의 희생이 오히려 병원 수익엔 도움이 되지 않는 눈칫밥 신세인 것이다.

이국종 교수는 “한국의 외상시스템은 환자도 힘들게 한다”면서 “환자가 사망했을 때 최선을 다했다고 느낀 적은 별로 없다”면서 “심각한 상태였는데도 수술방으로 가지 못하고 응급실에서 사망하는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외상시스템이 구축된 영국과 미국, 오만에서는 적어도 환자가 길에서 사망하는 경우는 없다”면서 “상태가 심각하다 싶으면 응급실을 거치지 않고 바로 수술방으로 옮겨진다는 기본 법칙도 반영되지 않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석해균 선장이 한국이 아니라 오만에서 외상치료를 받은 것은 그의 천운이었다”라고 한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 외상시스템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이 잘못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국종 교수는 “정부는 한국형 외상구조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거나, 외상센터를 두고 수익구조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등 심각한 판단 오류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국형 시스템을 구축하고 수익구조를 계산하기 전에 ‘시스템’과 현장을 뛸 ‘의사’들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는 국가적 자존심이 걸린 문제 아닌가”라며 “외상전문 의료인력이 성장할 수 있고, 진료를 계속할 수 있도록 의료수가 등의 정책적 보완이 이뤄져야 외상분야를 정립해 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민경기자 jj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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