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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리베이트 해석에 화나는 병원들
[ 2011년 03월 20일 21시 34분 ]
“써보지도 못한 의료기기를 어떤 병원이 구매하나? 업체가 병원에 데모용, 기증용으로 제공하는 것을 무조건 리베이트로 모는 것은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정책이다.”

“억대가 넘어가는 의료기기를 기증하는 행위가 판매촉진 목적이 아니라고 판단할 만한 논리적 근거가 있는가? 있다면 제시해 달라.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

지난 19일 2011KIMES(Korea International Medical + Hospital Equipment)가 열리고 있는 코엑스에서는 의료기기 리베이트 쌍벌제 설명회가 열렸다.

연자로 나선 보건복지부 의약품정책과 김국일 과장은 먼저 “의료기기는 의약품과는 다른 특성을 지녀 정책적 접근이 의약품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야 한다”면서 “복지부도 의료기기 특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으므로 좋은 방향으로 나가길 기대한다”고 의료기기 쌍벌제와 관련해 입을 열었다.

그러나 복지부와 의료인 및 업체 관계자들의 쌍벌제에 대한 시각차는 크기만 했다. 먼저 의료기기 기증과 관련해 극명한 입장차를 보였다.

업체 한 관계자가 “의료기기 기증을 리베이트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해 묻자 복지부 김국일 과장은 “실무자들 입장에서 억대가 넘어가는 의료기기를 목적 없이 기증한다는 것은 납득이 안되는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 안원식 의료기기임상평가실장은 복지부의 이런 시각에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안원식 실장은 “국산 의료기기의 경우 써보지도 않고 사라고 하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정책이다. 이런 식이면 브랜드로 무장한 해외기기와 경쟁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안 실장은 “병원과 의료기기 업체의 상황을 무시하고 무조건 리베이트라고 하는 것은 논리적이지 못하다. 의료진이 의료기기를 사용해보고 개발에 도움이 되는 의견을 업체와 공유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시약 납품 과정에서 제공되는 의료기기에 대해서도 많은 의견이 나왔다.

자신을 영남대 소속이라고 밝힌 한 교수는 “시약이 소모품으로 쓰이는 기기의 경우 업체로부터 기기를 제공받고 있는데 이것도 리베이트에 해당하는가?”라며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이에 김 국장은 “그 부분은 명백한 위법행위로 볼 수 있고 이미 그 부분에 대한 복지부의 유권해석은 끝났다”고 답했다.

그러나 참석자들은 복지부 해석에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시약을 사용하는 체외진단기와 필터를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혈액투석기 등을 직접 구입하는 병원은 거의 없다”면서 “기기를 무상으로 받는 것이 아니고 시약 및 필터 가격에 기기 가격을 더해 장기 분할 납부하는 형식이라고 해석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이어 “이런 방식의 거래를 리베이트라고 한다면 전국의 모든 병원들 중 의료기기에 들어가는 단기투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병원이 몇군데나 되겠느냐”고 되물었다.

김국일 국장은 “기기 제공을 제한하는 것은 음성적 거래로 경쟁력 없는 업체의 장비가 채택되는 것을 막자는 의도”라면서 “지속적인 의견 수렴을 할 것이며 필요한 경우 현장에 나가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병ㆍ의원에 납품되는 진단ㆍ처치ㆍ치료용 기기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직접 사용하는 보정용 기기에 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지적도 나왔다.

자신을 의료기기 소매업자라고 소개한 한 참석자는 “최근 이비인후과, 안과 의원 등에서는 보청기, 콘텍트렌즈 등을 ‘처방’이라는 이름으로 환자들에게 권하면서 소매업자들로부터 이익을 취하고 있다”면서 “진단 등을 위해 병원에 납품되는 의료기기뿐만 아니라 이런 부분에도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국일 과장은 “쌍벌제 시행 후 주춤했던 리베이트가 다시 기승을 부린다는 제보를 여러 건 접수해 관계부처 합동 단속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리베이트 근절에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만큼 쌍벌제에 대한 의구심이 사라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최종학기자 haga8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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