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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친인척은 도매상도 안된다니…
[ 2011년 03월 18일 22시 14분 ]
의료기관 개설자는 물론 친인척에게까지 도매상을 불허하는 법안에 대해 병원계가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은 물론 약사법 주무부처인 복지부까지 도매상 허가 제한 필요성에 공감을 보내고 있어 병원장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지난해 11월 의료기관 개설자 및 친인척의 의약품 도매상 허가 제한을 골자로 하는 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의료기관 개설자를 비롯해 특수관계에 있는 경우 도매상 허가를 받을 수 없도록 명시돼 있다. 특수관계 범위는 4촌 이내의 친족으로 규정했다.

즉 원장이나 이사장의 배우자, 자녀는 물론 4촌 이내의 친족은 도매상을 운영할 수 있는 길이 원천 봉쇄된다는 얘기다.

복지부 역시 의료기관 개설자 및 친인척의 도매상 허가 제한에 동조하고 있다. 다만 직업선택의 자유를 감안, 제한 범위를 2촌 이내로 줄여야 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실제 복지부는 이달 초 전혜숙 의원의 약사법 개정안에 대한 수정의견을 국회에 제시했다.

복지부는 의견서를 통해 “의약품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공정거래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의약품 도매상 허가제한은 필요하다”며 큰 틀에서의 수용 입장을 전달했다.

다만 “결격사유에 4촌 이내의 친족까지 폭넓게 규정하는 것은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등 과도한 측면이 있다”면서 위헌성 소지를 줄이기 위해 ‘2촌 이내’로 완화했다.

하지만 의료기관 개설자인 원장이나 이사장들은 전혜숙 의원 개정안은 물론 복지부 수정의견에도 강한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다.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과잉입법이라는게 이들 원장과 이사장의 불만이다.

한 중소병원 원장은 “대한민국은 엄연히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는 민주주의 국가인데 원장 친족이라는 이유로 이를 강제하는 것은 억압과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병원 이사장은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병원을 운영하는게 무슨 죄냐”며 “비상식적인 법안”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일선 병원들의 거센 불만이 이어지자 대한병원협회도 이 문제를 거론하고 나섰다.

병원협회는 최근 열린 상임이사회 및 시도병원회장 합동회의에서 의약품 도매상 개설권 제한 문제를 집중 논의하고 협회 차원에서 입법 저지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병협 관계자는 “이번 법안은 재산권 및 직업수행의 자유 등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과잉입법”이라며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혜숙 의원 측은 “편법적인 도매상 지배운영을 차단하고자 개정안은 특수관계인까지 도매상 허가를 받지 못하도록 규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의료기관 개설자가 친인척을 동원해 의약품 도매상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실거래가를 부풀리고 우월적 지위를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혜숙 의원은 그 근거로 가천의대 길병원, 연세의료원, 한림대의료원, 고대의료원, 가톨릭의료원, 인제대 백중앙의료원 등의 도매상 운영을 제시했다.

전 의원에 따르면 이들 법인이 확보한 도매상 지분율은 적게는 58.5%에서 많게는 100%에 달한다. 직영도매상의 계열병원 공급비율은 18%에서 100%까지 다양하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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