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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야구도 일 내자" 적극 후원 제약사
[ 2011년 03월 17일 21시 53분 ]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 우승, 20세 이하(U-20) 여자월드컵 3위,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동메달.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잇따라 기적을 일궈낸 여자축구에 우리나라 국민들은 열광했다. 이를 계기로 정부도 '여자축구 활성화 지원 종합계획'을 내놓으며 대한민국 여자축구는 십 수년 간 지속된 비인기 종목의 서러움을 멋지게 털어냈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여전히 먼나라 얘기일 뿐이었다. 여자축구의 열악함 마저 부러움으로 느끼는 대한민국 여자야구. 그런 여자야구에 최근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첫 실업팀이 생기더니 올해는 최초 스폰서가 주최하는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이다. 조금은 생뚱 맞게도 그 변화의 주역은 여자야구와 전혀 무관한 제약업체다.
제약회사, 여자야구에 눈 뜨다
국내 여자야구계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는 회사는 외국계 기업에 맞서 순수 국내 자본으로 설립된 조영제 전문 센트럴메디컬서비스(CMS. Central Medical Service).
제약회사들이 대중성 높은 스포츠마케팅 전선에 뛰어드는 경우는 간간이 있었지만 변변한 실업팀 하나 없는 비인기 종목에 관심을 갖는 것은 드문 사례다.
이 회사는 여자야구에 대한 관심을 넘어 지난해 국내 최초로 실업팀을 창단했고, 올해는 국내 여자야구 역사상 첫 업체 후원 야구대회를 개최한다.
연간 150억원 정도의 중소 제약사가, 그것도 대중성이 희박한 여자야구에 이처럼 공을 들이는 것은 어쩌면 필연이었는지 모른다.
CMS 김부근 대표가 워낙 ‘야구광’이기도 하지만 여자야구와의 인연은 여자 국가대표 야구선수 출신인 처제에서 비롯됐다.
처제가 동호회 야구단 활동을 한다기에 ‘여자들도 야구를 하는구나’라며 흘려 들었는데 어느 날 국가대표로 출전한다는 소식을 듣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특히 첫 출전에서 홈런을 날리는 처제의 모습은 야구광인 그에게 여자야구의 매력을 진하게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후 알게된 국내 여자야구의 현실은 참담함 그 자체였다. 현재 국내에는 25개팀, 467명의 여자야구 선수가 활동하고 있지만 이들 모두 동호인 신분에 불과하다.
동호회인 탓에 체계적인 훈련은 기대하기 어렵다. 다른 나라 여자 투수의 구속이 120km인데 반해 국내 선수들은 100km 넘기도 버거운 현실이 국내 여자야구의 현주소다.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실업팀은 고사하고 주말마다 연습할 운동장을 찾아 헤매야 하는 현실에서 국내 여자야구의 발전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습니다”
김부근 대표는 우선 여자야구 대중화의 첫 신호탄으로 실업팀 창단을 추진했다. 실력과 열정을 겸비한 선수들을 모았고, 지난해 3월 국내 첫 여자야구 실업팀 CMS가 탄생했다.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
그는 내친 김에 기업이 공식 후원하는 야구대회도 열어 보기로 했다. 물론 한국야구위원회 등이 개최하는 대회 등이 있기는 했지만 기업이 주최하는 대회는 전무했다.
첫 업체 후원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에 곳곳에서 응원의 메시지와 지원이 답지했다.
한국여자야구연맹 전여옥 회장은 “비록 지금은 시설과 응원과 관심이 부족하지만 이런 대회가 향후 여자야구 발전의 밀알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격려했다.
대한야구협회 강승규 회장 역시 “여자야구 저변확대는 물론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야구강국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는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응원을 보냈다.
한국야구위원회 유영구 총재도 “시작은 미미하지만 해가 거듭 할수록 여자야구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대회로 자리 잡기를 기원한다”고 격려했다.
한국 최초 스포츠전문 캐스터로, 무려 40여 년의 경력을 자랑하는 유수호 캐스터도 이번 대회의 인터넷 생중계 해설을 자청했다.
김부근 대표는 “기는 자는 걷는 자에게, 걷는 자는 뛰는 자에게, 뛰는 자는 나는 자에게 이기지 못한다. 하지만 나는 자 역시 즐기는 자에게 이기지 못한다는 말처럼 이번 대회가 여자야구계에 신바람을 불어 넣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국내 야구대회 우승에 만족하지 말고 5년 후, 10년 후 세계무대를 제패하겠다는 신념을 갖는다면 그 꿈은 꼭 이뤄지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1회 CMS배 전국여자야구대회는 오는 19일 난지한강공원 야구장에서 21개팀이 참가한 가운데 2주 간의 일정에 들어간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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