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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연구 요람' 서울의대 자부심과 고민
[ 2011년 03월 17일 21시 45분 ]
포스텍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에서 운영하는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한빛사)’은 최근 ‘한빛사논문’에 등록된 논문을 대상으로 2010 국내발표논문 결산 자료를 발표, 이 통계 수치를 토대로 한 기사가 본지에 실렸다. ‘한빛사논문’은 전 세계 생명과학 관련 학술지 가운데 Impact Factor(IF) 10 이상 또는 5-Year Impact Factor 10 이상인 학술지에 투고한 한국인 과학자와 논문을 소개하고 있다. 매해 공개되는 국내발표논문 결산 보고서의 경우 논문에 기재된 교신저자의 소속이 국내인 논문만을 대상으로 산출하며, 리뷰논문은 포함하지 않는다. 이러한 한빛사 규정이 적용된 2010년 서울대 의학 분야의 결과는 논문편수 9.5, 교신저자수 11이었다. 교수 및 학생들의 연구력 향상을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서울대 의과대학이 이 같은 결과에 자진 코멘트를 달았다. ‘할 말 많은’ 박정규 연구부학장[사진]이 전화를 걸어왔다. 그를 직접 만나 이번 통계에 대한 속 얘기와 함께 서울의대 연구 현황을 들어봤다.

"서울대는 '연구'라면 지기 싫어하는 사람들이다"

“서울대의 연구력은 명예와도 같은 부분이다. 특히 국내 의학 관련 분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자부심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하버드대 같은 곳으로 인해 인용지수가 다소 떨어질 뿐 그 위치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번 통계 결과에 박정규 연구부학장은 놀란 마음을 쓸어내렸다. 그동안 ‘연구력 강화’에 그 어떤 곳보다 많은 노력과 의지를 보이며 성과를 내 왔던 서울의대였기 때문이다.

국내 연구자들의 생물학 연구 논문을 등록ㆍ관리하는 한 정보센터의 통계 수치도 쉽게 넘길 수 없는 이유 역시 이 같은 자부심, 높은 연구 집중도와 일맥상통한다.

“한빛사논문 결산 규정은 IF 10 이상인 저널로 그 목록이 한정돼 있고 교신저자만을 점수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제1저자로 발표된 4편과 2009년 분석에 포함된 1편, 2010년 7월 이전 한빛사 등록대상 저널이 아닌 1편이 미포함 됐다.”

논문 운영 규정을 이 같이 규정한 데에 대한 아쉬움이 깃든 대목이다. 국내 의학연구의 요람격인 서울의대가 쌓아올린 연구 성과는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연구라고 하면 지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모인 만큼 서울대 의과대학이란 이름에 주어진 책임과 자부심이 남다르기에 더욱 예민할 수밖에 없는 부분인 것이다.

실제로 서울의대는 최근 몇 년 간 연구 실적에 있어서 큰 산의 능선을 넘어섰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지속적으로 의학논문을 web of science로 분석해 오고 있다. 이를 살펴보면 전체 논문편수는 도쿄대 등 일본 유수 대학보다 적지만 의학 분야만을 떼 놓고 보면 상황이 다르다. 2009ㆍ10년엔 이들을 앞질렀다. 한 회사에서 용역을 받아 진행한 분석에서도 서울대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그 영향력이 크고 넓었다.”

특히 서울의대는 교수들의 연구업적평가에 대한 고삐를 더욱 바짝 조이기 시작하면서 내부 동력은 보다 강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는 JCR, web of science, Thomson Reuters에서 분류한 그 분야의 상위 10ㆍ20ㆍ50ㆍ75ㆍ100% 저널 등에 따라 적용을 달리 하고 있다.

“연구업적평가를 어떠한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 고민이 아주 많았다. 엄격한 상대평가를 하고 있는 만큼 성과급제도 역시 확실히 도입된 상태다. 출판된 논문 목록 등을 책으로 만들어 찾아볼 수 있도록 교수들 모두와 공유하고 있다.”

‘기초연구연수의’로 젊은 의사들도 장려

이 같은 ‘연구 중심’ 드라이브는 교수들뿐만 아니라 젊은 의사와 학생들에게도 적극 독려되고 있다. 특히 기초의학 활성화와 의대로 몰리는 인재들이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서울대가 직접 밑그림 작업에 나섰다.

지난 1일부터 서울의대는 의과대학을 졸업한 젊은 의사들이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기초연구연수의’ 프로그램을 별도로 마련했다.

이는 서울의대를 비롯해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이 재원을 출연해 운영된다.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선 기초의학자의 역할이 절실하지만 지원자가 없으니 서울대가 고육지책을 내 놓은 셈이다.

이 제도는 서울대뿐만 아니라 전국 의과대학 졸업생들에게도 개방돼 있으며, 학생들에게 전공의 수준의 지원이 이뤄진다. 현재 5명이 이 제도를 밟고 있고 이 중에는 타 대학 의대 졸업생도 포함돼 있다.

박정규 교수는 “21세기 큰 화두인 중개연구와 줄기세포 등을 위해서는 의사이면서 연구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기초연구연수 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의대를 졸업하거나 전문의를 마친 사람 중에 연구를 풀타임으로 하고자 하면 1년에 4000만원 정도를 3년간 지원하며 군전공의 요원으로 근무할 수 있게 하는 등의 투자와 지원이 진행될 것이다. 이미 5명으로 출발했다”고 소개했다.

하나의 대학을 넘어 국내 기초의학 발전과 미래 전략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서울대의 책임과 고민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양적 증가와 질적으로 상향된 연구 성과를 도모해 온 서울의대가 '연구'에 대한 민감도가 클 수밖에 없는 이유도 이 같은 의학 발전에 대한 치열한 고민 과정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박 교수는 “대학들이 교수업적평가를 강화하기 시작하면서 교수에게 높은 성과를 요구하고 있다. 당연한 얘기일지 모르지만 연구, 진료, 교육 모두를 잘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중요해졌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서울의대가 하나의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또 다른 평가 지표를 구상 중에 있다.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김선영기자 ks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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