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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행적 진료기록 부실 작성 '경종'
[ 2011년 03월 17일 03시 16분 ]
법원이 병원의 관행적 진료기록부 부실작성 행태에 문제가 있다는 요지의 판결을 내려 주목된다.

서울고등법원 민사17부(재판장 이경춘)는 최근 “의료진이 분만 중 태아심박동수 등의 감시를 제대로 하지 않아 분만 직후 신생아가 사망했다”며 원고 김모씨가 A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김씨는 지난 2007년 12월경 임신 중 교통사고를 당해 A병원에 입원했다. 김씨는 입원 후 조산 기미를 보였으나 의료진은 산모와 태아에 대한 정확한 검사 없이 지속적으로 자궁수축제만을 투여했고 무리한 질식분만을 시행해 신생아를 태아곤란증으로 사망하게 했다.

1심 재판부는 “진료기록부 상 의료진 대처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병원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병원의 진료기록부 부실작성을 지적하고, 이에 따른 불이익을 환자 측에 전가해 신생아가 사망하는 상황을 초래한 의료진만 유리한 취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우리나라 병원들이 진료기록부를 작성함에 있어 특이사항만을 기록하는 것이 관행이라고는 하나 의료법 22조, 23조에 따르면 이런 부실기재 행태는 잘못된 것이 분명하다”면서 “태아심박동수 및 자궁수축을 체크했다는 기록이 없고, 간호사에게 자궁수축제 투여를 지시한 의사조차 확인할 수 없는 A병원 진료기록부를 봤을 때 의료진은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주의의무를 게을리 했다는 점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재판부는 “비록 부실하게 작성된 진료기록부를 가지고 바로 의료과실을 추정할 수는 없더라도 의료법 21조에 따라 환자의 진료기록에 대한 열람권까지 인정된 이상 불성실한 진료기록에 따른 불이익을 환자에게 일방적으로 부담시키는 것은 부당하다”고 못박았다.

다만 재판부는 손해배상 금액 산정에 있어 산모가 계류유산 경력이 있고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점, 정상분만 과정에서도 태아곤란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의료진의 책임을 20%로 제한했다.
최종학기자 haga8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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