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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감 당하는 의사들 '한국로슈' 정조준
[ 2011년 03월 15일 22시 05분 ]
대한신경정신과의사회(회장 노만희·이하 정신과의사회)가 최근 글로벌 제약사인 한국로슈를 규탄하는 내용의 건의서를 대한의사협회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신과에서 관행적으로 처방하던 리보트릴(성분명 클로나제팜)을 정식으로 허가받기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로슈 측이 비용 문제를 이유로 이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
로슈 측의 비협조로 정신과 의료기관의 삭감 조치가 이뤄지고 있으며 환자들이 고가약을 처방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정신과의사회의 주장이다.
일선 의료기관에서 처방약을 바꾸면서 환자들의 강력한 항의가 이어지는 등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정신과의사회에 따르면 지난 2월 진료분(3월 청구분)부터 삭감이 이뤄지고 있다.
심평원이 작년 11월 리보트릴을 오남용약물로 전산심사에 포함하고 정신과 진단·처방 시 삭감을 예고하면서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에 정신과의사회는 의협 건의서에서 "한국로슈의 비도적 행태로 인해 소속 회원들이 범법자로 몰리고, 정신과 환자들이 강제로 고가약을 처방받게 됐다"며 "환자들이 증상 악화 위험에 놓인 상황을 좌시할 수 없어 대응하고자 한다. 한국로슈에 대한 대국민 규탄 등 조치에 대한 협력과 대응책 마련에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정신과의사회는 자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회사를 규탄하는 내용의 광고를 진행하고, 의협 차원의 대응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노만희 회장은 "회사 측도 비용부담이 있는 만큼 사정은 이해하지만 정신과 환자 특성상 약이 바뀌면 불안해하고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미 진료현장에서 많은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로슈가 글로벌 기업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복지부의 승인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심평원이 공황장애에 한해 처방을 허용하는 쪽으로 가득을 잡은 것 같다"며 "공황장애가 가능하다면 불안 증상도 허용해야 이치에 맞는다. 의사들이 개인적인 이익을 주장하지 않는 상황에서 환자를 위한 정책이 우선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번 사태는 한국로슈가 지난 1984년 리보트릴을 항전간제로 국내 허가를 신청하면서 예고됐다. 심평원은 이를 기준으로 정신과의 리보트릴 처방에 문제를 제기했고, 의사회는 비공식적인 협의를 통해 간헐적으로 처방을 인정받아왔다.
문제는 정신과의사회의 주장대로 리보트릴의 새로운 국내 허가를 받으려면 약 20억원의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몇 십원에 불과한 약을 새로 허가받기 위해 수십 억원의 비용을 떠앉아야 하는 셈이다. 제약사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의사회와 한국로슈는 몇차례 협의를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신과의사회는 로슈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환자를 위한다면 일정 부문 비용부담에 동의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20억원으로 추정되는 비용을 식약청과 협의해 절반 수준으로 낮추기로 약속받은 만큼, 회사 측의 양보를 바라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환자 안전을 주장하는 의사회와 막대한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제약사의 부담이 갈등을 더욱 키우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데일리메디는 로슈 측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연결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음상준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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