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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심각한 의료진 프로포폴 남용
[ 2011년 03월 14일 04시 03분 ]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최근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된 마취제 `프로포폴'이 실제 의료진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남용됐음을 보여주는 연구논문이 발표됐다.

국내 의료진을 대상으로 프로포폴의 오남용 실태조사 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의대 마취통증의학과 안원식 교수와 국립암센터 마취통증의학과 이순애 박사팀은 국내 마취통증의학과 의사 72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근무하는 병원에 프로포폴을 남용하는 의료진이 있는지를 설문조사한 결과, 모두 7개 병원에서 9명의 남용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조사결과를 담은 논문은 대한법의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마취제 프로포폴은 반응시간이 짧아 전신마취 유도제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병원에서 외래 환자의 수술과 내시경 검사 등에 폭넓게 처방돼 왔다. 하지만 문제는 이 물질이 마약과 같은 환각효과가 있고 중독성이 강해 수면용 등으로 과량으로 남용하면 숨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논문을 보면 이들 프로포폴 남용자 9명의 직업은 마취통증의학과 전공의 4명, 타과 전공의 2명 등 전공의가 6명이었으며, 마취통증의학과에 근무하는 간호사 1명, 직업이 분명치 않은 병원 관계자가 2명 등으로 확인됐다.

직업이 확인된 7명의 경우는 모두 3차병원(대학병원) 근무자들이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남용자로 지목된 9명 중 2명은 프로포폴 남용으로 숨진 뒤에야 남용사실이 알려졌다는 점이다. 나머지 6명은 남용현장이 다른 의료진한테 목격돼 남용자로 분류됐다.

하지만 총 9명의 남용자 중 재발방지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은 2명에 불과했으며 그나마도 재활에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남용자들은 프로포폴 남용 사실이 알려진 뒤 1년 이내에 모두 병원을 사직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프로포폴을 취득한 방법으로는 `직접 탈취'가 6명으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연구팀은 의료진 가운데 실제 프로포폴 남용자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봤다.

안원식 교수는 "이번 조사에 참여한 의사들이 동료나 후배 의사의 사생활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실제 남용자의 빈도는 조사결과보다 높을 것"이라며 "그나마 최근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 다행스럽지만 이후에도 프로포폴에 대한 관리는 더욱 엄격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연합뉴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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