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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도 국민이다. 난도질 지속되면 폭발"
[ 2011년 03월 13일 21시 55분 ]
대전시의사회 대의원회 홍승원 의장[사진]은 소문난 달변가 답게 톡톡 튀는 비유로 암담한 의료계 현실을 성토했다. 각종 공식행사는 물론 사석에서도 걸출한 입담으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홍승원 의장. 그는 작금의 의료계 상황을 “비전문가들에 의해 난도질 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터뷰 내내 그의 입담은 저력을 더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비유의 달인에게 의료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물었다.

“의사, 꿈·희망 잃은지 오래됐다”

홍승원 의장은 깊은 한숨과 함께 “생활이 아닌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의사들의 고충을 끄집어 내는 것도 이제 지쳤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의무와 감시, 순종 속에서 의사가 배고파 죽어도 국민들은 배터져 죽은 것으로 생각하는 오늘날의 현실이 비참하다”고 털어놨다.

작금의 의료계 상황에 대한 홍 의장의 개탄은 계속됐다.

홍승원 의장은 “자유 전문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제도권 내에서 정제되어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의사들은 꿈과 희망을 접은지 오래”라고 토로했다.

이어 “의사들은 비전문가들에게 한 없이 난도질 당하고 있다”며 “그 끝이 어디인지 가늠할 길 조차 없는 현실이 더욱 참담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홍 의장은 푸념과 개탄만 하고 있을게 아니라 의사들이 하나로 뭉쳐 오늘의 난국을 헤쳐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언제까지 황생, 왜가리 등에 쪼여 먹히는 처량한 물고기 신세로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며 “필사즉생의 각오로 다시 일어설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승원 의장은 정부에 대한 쓴소리도 감추지 않았다.

홍 의장은 “의사와 그 가족들도 국민”이라며 “편향된 사고로 다른 곳에 비중을 두는 정부 정책은 분명한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10만 의사는 10년 전 의약분업 당시로 돌아가 폭발할지도 모르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져 있다”며 “이제는 절대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회원들 침묵의 의미를 깨우쳐라”

홍승원 의장은 흔들리는 의사협회의 위상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일부 음해 세력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내부의 불신과 반목, 수십 건의 고발, 저질스러운 인터넷 댓글 등은 우리 의사들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10년간 10명의 지도자가 바뀌는 동안 패혈증으로 모든 장기가 마비되어 죽어가는 사람처럼 대한의사협회도 회생불능의 상태가 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승원 의장은 “우리는 의약분업 투쟁 이후 지도자를 핍박만 했지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며 “외부는 이러한 내분을 이용, 의료계를 더욱 옥죄왔다”고 피력했다.

홍 의장은 의사협회 집행부에 대해서도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바라크, 카다피가 국민을 읽지 못한 것처럼 의협 역시 회원들의 뜻을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며 “평화로울 때의 뱃길이 배를 뒤집는 파도로 변한다는 것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협이 잘해서가 아니라 한없이 쇠락하고 있는 조직이 가슴이 아파 침묵하고 있는 다수의 회원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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