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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학회 지원금을 한국학회가 써도 될까
[ 2011년 03월 13일 12시 55분 ]
리베이트 등 공정경쟁규약 세부운영안이 올해 초 확정돼 발표되면서 학회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공정경쟁규약에서 해외학술대회 참가시 제약사로부터 교통비(이코노미석 기준)와 숙박비(1박당 35만원) 등을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여전히 사정이 여의치 않은 탓이다.

특히 일부 학회의 경우 그동안 미국과 유럽의 대표학회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으로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국제적인 교류·협력관계를 유지해왔으나 이마저도 지키기 어렵게 됐다.

13일 대한비뇨기과학회에 따르면, 오는 5월 14일부터 19일까지 미국비뇨기과학회 학술대회가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미국 학술대회를 찾는 우리나라 의사들이 최근 1~2년 사이 리베이트·쌍벌제 이슈 바람을 타고 급격하게 줄어든 것.

대한비뇨기과학회 한 관계자는 “매년 100 ∼ 150명 정도 미국 학술대회에 참가하면서 국제적으로 한국의 위상도 높이고 영향력도 늘려왔으나 최근에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학술적으로 고립돼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제약사 등으로부터 지원이 끊긴 탓에 소속 대학과 병원에서 해외학회 참가를 독려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부담감을 느끼고 참가를 꺼리는 의사들이 늘어, 미국이나 유럽 비뇨기과학회 학술대회를 찾는 의사도 20명선으로 대폭 줄었다.

지방의 한 대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사립대긴 해도 그나마 대학과 병원에서 지원이 꾸준해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주변의 다른 대학 교수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심각하다”며 “국제적으로 중요한 학회여도 참가는 언강생심 꿈도 못 꾸는 의사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미국비뇨기과학회에서도 위기감을 느낄 정도로 상황이 어렵게 되자 대한비뇨기과학회로 SOS를 요청하는 웃지 못 할 일마저 발생했다.

대한비뇨기과학회 정문기 회장(양산부산대병원)은 “해외학회여도 한국 의사들의 활동과 영향력이 상당해 미국 입장에서도 곤란한 상황이 연출된 것 같다”며 “이번에 열리는 학술대회와 관련해서도 일부 권한을 넘겨줄 정도”라고 전했다.

국제학술대회을 주관하는 해외학회에 대해선 제약사 등의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착안,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받은 지원금을 국내 의사들이 학회참가에 쓸 수 있도록 한 것.

정 회장은 “공정규약 탓에 국내 학회가 직접 지원해 줄 수 있는 여력이 없지만 해외학회의 경우 사정이 달라 이 같은 요청을 해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학회가 받은 지원금을 국내학회가 사용 가능한 지 여부를 복지부에 유권해석을 부탁한 비뇨기과학회는 최근 가능하다는 답변을 듣고 이 부분을 논의 중이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현재로선 이러한 방식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라며 “국제적으로 학술적 고립이 심각하게 야기되고 있는 만큼 어떠한 방법으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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