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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만 4개 국립중앙의료원 멀티플레이어
[ 2011년 03월 09일 03시 00분 ]
국립중앙의료원 갤러리 스칸디아 황세희 관장
[사진]
은 의사 출신 의학전문기자이다. 미모의 여성 의사가 기자란 직업을 선택했다는 점 때문에 당시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16년이 지난 현재 그는 국립중앙의료원 소아청소년과 소아신경 전문의ㆍ홍보실 실장ㆍ국립중앙의료원 건강증진센터장ㆍ국립중앙의료원 갤러리 스칸디아 관장으로 활약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데일리메디가 국립중앙의료원의 핵심 축으로 동분서주하는 황세희 건강증진센터장을 만나봤다.
[편집자주]
박재갑 원장 공들인 국립중앙의료원 간판스타
국립중앙의료원 박재갑 원장은 2000년 취재차 단 한 번 만났던 황세희 센터장을 주시하다 취임과 동시에 국립중앙의료원 홍보실장이자 건강증진센터장으로 영입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이 법인화된 지 사흘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작년 4월 박재갑 원장에게서 10년 만에 연락을 받은 황세희 센터장은 이력서나 제출해볼까 싶어 병원에 들렀다가 무척 당황했다.
박재갑 원장이 “우리 병원에 꼭 필요한 사람이다. 황세희에겐 5000억원의 가치가 있다”는 말과 함께 병원 내 주요 인사들에게 소개했기 때문이다. 부지불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는 박재갑 원장에게 잠깐 인사나 하러 왔다가 그날로 소위 빼도 박도 못하고 국립중앙의료원 사람으로 낙점, 중책을 맡고 있다.
황세희 센터장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 살고 싶지 않다는 철학이 있고, 보람 없는 일을 하며 사는 것은 무덤과 같단 인생관이 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법인화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국립중앙의료원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고,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장소로 다가왔다”고 회상했다.
그가 구체적인 계획 없이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온 것은 아니다. 박재갑 원장이 구상하고 있던 의료원의 미래 계획과 황세희 실장의 평소 생각이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많았다.
황세희 건강증진센터장은 평소 건강검진 비용이 과하게 비싸다는 생각이 있었다. 건강검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그녀 조차도 몇 백만원씩 하는 건강검진 비용엔 선뜻 마음이 서지 않았다.
“내가 건강검진 비용이 부담스럽다고 느끼면 상대방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서민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고급 건강검진을 개발하고 싶단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박재갑 원장님도 똑같은 말씀을 하시더군요.”
그렇게 황세희 센터장은 국립중앙의료원 출근과 동시에 ‘서민을 위한’ 국립중앙의료원 건강증진센터장이 됐다.
그는 올해 하반기에 개소할 예정인 국립중앙의료원 건강증진센터는 다른 병원들과 시작점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다른 병원들처럼 수익증대나 환자의 유입, 인지도 강화를 일 순위로 놓고 값비싼 검진장비들을 들여놓는 것이 아니다. 서민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건강검진도 최고의 장비로 최상의 검진을 제공할 수 있다는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서이다.
감성 공공의료 시작 '갤러리 스칸디아'
의료원에 들어온 후 유독 황세희 센터장의 눈길을 끄는 장소가 있었다. 병원 50주년 기념으로 지난 2008년 개관했지만 무용지물이었던 병원 미술관이었다.
그가 그냥 지나칠 리 없었다. 황세희 센터장은 오는 9일 개관하는 ‘감성 공공의료’의 장,국립중앙의료원 갤러리 스칸디아의 관장이 됐다.
국립중앙의료원은 갤러리 스칸디아를 일거양득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갤러리를 예술작품을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낮은 국립중앙의료원 환자들에겐 감성치료의 장으로 활용하고, 갤러리를 통해 창출되는 모든 수익금은 공공의료 기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통장으로 직접 입ㆍ출금해 돈의 흐름을 하나하나 기록하고, 병원이 얻는 수익금은 모두 공공의료 기금으로 사용할 계획입니다. 특히 건강보험비 체납 등의 이유로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싶어요.”
오는 9일부터 4월 20일까지 계속되는 개관기념 서양화 초대전의 수익금은 다문화가정과 선천성안면기형 어린이들의 수술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앞으로 계획된 전시회의 수익금은 미혼모와 그 자녀들을 위한 치료비로 사용될 계획이다.
황세희 관장은“기부가 전제된 전시회라고 해서 질이 떨어지는 작품을 전시하거나 구매를 억지로 강요하지 않겠다"며 "건강증진센터가 최고의 장비로 말한다면, 갤러리 스칸디아는 작품성으로 존재를 알리겠다”고 자신했다.
그의 목표는 스칸디아가 전문 컬렉터들도 즐겨 찾는 갤러리가 되는 것이다. 기부하기 위해 작품을 억지로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컬렉터들이 소장 가치가 있는 작품을 구매하러 오는 갤러리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이번에 열리는 서양화 전시회 역시 갤러리 스칸디아 목표에 들어맞는 화가들이 엄선됐다. 국내 정물화의 대가 구자승, 추상화의 대가 이정지, 스페인 국왕 부부가 사랑하는 닥종이 화가 함섭 등 국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은 홍익대 동기 5명이 모였다.
황세희 관장은 “이분들은 갤러리 스칸디아의 좋은 뜻에 동참해 자신 몫의 수익금 일부를 병원에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진정한 멀티플레이는 진료 현장에서
갤러리 관장으로, 건강증진센터 센터장으로, 홍보실 실장으로 여러 일을 해내고 있는 황세희 센터장이 가장 집중하고 즐기는 순간은 환자를 진료하는 순간이다.
그는 오랜 기자 생활 동안 의사보다 환자의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었다. 황 센터장은 그때 들었던 환자들의 걱정과 두려움을 진료 현장으로 돌아온 뒤에도 늘 잊지 않겠다고 한다.
“기자생활을 하는 16년 동안 의사라기보다 환자에 가까운 삶을 살았어요. 덕분에 환자와 보호자들의 사연을 많이 들었습니다. 이 경험이 제가 요즘 진료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오히려 진료실을 떠나있던 시간이 그를 유능한 의사로 거듭나게 했다. 환자들이 “선생님은 심리학을 공부하셨어요? 어쩜 그렇게 제 마음을 잘 알아주세요?”라고 되묻는 의사다.
“젊은 시절엔 테크니컬한 의사가 좋은 의사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병은 대부분 저절로 낫기도 하고 악화되기도 해요. 의사는 질병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라는 걸 기자생활을 통해 깨달았죠.”
이렇듯 황세희 센터장의 진정한 멀티플레이는 환자와 보호자의 마음을 바쁘게 오가는 진료 현장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그는 “환자의 마음을 향해 열린 귀를 가지고, 그들의 입장이 되어 마음을 토닥여주는 것이 의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인 것 같다”며 웃었다.
전천후 멀티플레이어로 활약하고 있는 황세희 센터장과 그의 경기장인 국립중앙의료원의 변화무쌍한 내일이 기대된다.
조민경기자 jj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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