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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힘들어진 '개원가 현실' 확인
[ 2011년 02월 28일 21시 45분 ]
서울시의사회(회장 나현)가 지난 11일 동작구를 시작으로 2011년 25개 지역구 정기총회 일정에 돌입, 2월28일 종로구와 동대문구, 성북구 등 3곳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전년도 예산결산 및 올해 소요될 예산 확정, 서울시의사회 상정 안건 논의를 통해 개원의들의 의심(醫心)을 살필 수 있는 자리인만큼 구의사회 정기총회는 의료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돼 왔다.
특히 대부분의 일정을 소화한 올해 구의사회 정총은 달라진 의사회의 위상, 어려워진 개원환경 등을 실감케 하는 자리였다는 평가다. 데일리메디가 올해 행사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국회의원 등 정치권 외부인사 참석 줄어
지난 21일 열린 성동구의사회 정기총회에 진수희 장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총회가 열리기 30분 전 '급한 일정이 생겼다'는 이유로 불참을 통보한 것이다.
총회 직전까지만 해도 진수희 장관의 참석이 유력시 됐다. 성동구는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는 진 장관의 지역구이기 때문이다. 또 성동구약사회에 참석한 전례로 의사회 관계자들은 진 장관 참석을 기정사실화하고 명패까지 준비해 놓았다.
진 장관에 이어 이재오 특임장관도 약사회 행사와 달리 의사회 정기총회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서울 은평구를 지역구로 둔 이재오 장관은 4선 출신으로 현재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이 장관 측은 "국회 일정상의 이유로 참석이 어렵다"라는 입장을 은평구의사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장관의 행보는 약사회에서 한 "일반약 수퍼판매를 염려할 일은 없다"는 취지의 발언 때문에 더욱 주목받아 왔다.
약사회 모임에는 많은 의원과 정치권 인사들이 참석, 일반약 슈퍼 판매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작 의사회 모임에는 의원들이 오지 않는 사실에 대한 내부 반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양천구의사회 주영숙 회장은 "약사 쪽으로 기울어 가고 있는 사회 전반의 흐름으로 의원들이 의사회를 등한시 하고 있다"며 "우리가 먼저 반성하고 의사회를 사랑해 남들도 우리를 사랑하고, 존중토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병의원에 대한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보건소의 불참도 예년과 달라진 풍경이다. 동작구의사회는 지역보건소의 소장과 과장이 참석, 상생 방안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다른 지역의 경우 아예 보건소에서 참석한 인사가 보이지 않았다.
그간 환자 싹쓸이나 저가 접종 등의 문제를 두고 보건소와 신경전을 벌여왔던 터라 이 기회를 통한 소통이 아쉽다는 일부 의견도 제기됐다.
의협 집행부 비판 목소리 제기
마포구의사회는 정기총회를 열고 '의협회장 직선제 선출' 건의안을 상정했다. 하지만 일부 대의원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 찬성 15 반대 14라는 표결 결과에도 불구하고 건의안 채택에는 실패했다.
일부에서는 의사협회 활동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내놓기도 했다. 송파구의사회는 제24차 정기총회에서 "하는 일 없이 회원들의 회비만 낭비하고 있는 의협 회장과 임원들의 무급화를 선언해야 한다"며 의사협회 건의안건으로 이를 채택하기도 했다.
고상덕 금천구의사회장은 제17차 정기총회에서 금천구 보건소의 공단건강검진 수용과 보건분소 설립추진 등을 두고 "무상의 공공의료 앞에 많은 회원들이 본업에 회의를 느끼거나 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으로 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명했다.
강서구의사회 제34차 정기총회에서 김동석 회장은 의료계의 어려움이 점점 가중되고 있다는 상황을 빗대며 "정부가 선택의원제를 도입하려고 하고 있다. 의약분업처럼 또 실패할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구로구의사회 김교웅 회장은 제32회 정기총회에서 "1차 의료기관은 의료의 근간이다. 이를 강화해야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할 수 있다"며 "복지부는 이를 위해 전담의제나 선택의원제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 것은 근본을 보지 못한 졸속행정"이라고 비난했다.
쌍벌제 시행 따른 지역의사회 활동 위축
서울 도봉구의사회 37차 정기총회의 화두는 구의사회 재정과 회비 인상 문제였다. 도봉구의사회는 작년 140여만원의 재정적자를 기록하면서 의사회 통장마저 53만원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리베이트 쌍벌제 이후 배너광고 등을 집행한 제약사의 후원을 중단하고 자체적으로 사업을 충당하려다 보니 손실이 난 것이다. 의사회는 결국 회비를 33만원에서 38만원으로 인상해 작년보다 108만원이 늘어난 5518만원의 예산안을 확정했다.
광진구의사회는 수년간 웨딩홀이나 뷔페 등에서 총회를 개최하던 관행을 깨고 파격적으로 갈비집으로 장소를 변경했다. 김종웅 광진구 의사회장은 24일 "회원들이 조금 더 편안한 분위기속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눠보자는 취지로 갈비집을 총회장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개인 비용으로 저녁을 대접한 개원의도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관악이비인후과 최종욱 원장은 24일 관악구의사회관에서 열린 제38회 관악구의사회 정기총회에서 저녁식사로 제공된 출장뷔페 비용 일체를 계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용산구의사회 제52차 정기총회에서 홍영기 법제이사는 “의사협회는 국회를 통과한 쌍벌제 시행을 인정하는 모습”이라고 전하고 “첫 케이스가 나오면 헌법소원을 제기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며 법적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회원 간 힘 합쳐" 목소리 여기저기
개원가의 어려움을 의사의 단합된 힘을 통해 헤쳐 나갈 것을 강조하는 모습은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서울 서초구의사회 제24차 정기총회에서 박우형 회장은 "1차 의료기관이 처한 어려움이 해결될 수 있도록 회원들이 힘을 함쳐 올해를 수가 인상의 원년으로 만들자"며 회원들을 독려했다.
문영목 전 서울시의사회장(결핵협회장)은 중랑구의사회 제24차 정기총회에 참석, "의료계가 어려울수록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을 실감한다. 의협회장에게 힘을 실어줘야 의료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축사를 전했다.
강북구의사회 박병일 회장은 제17차 정기총회에서 "우리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도와주는 것은 동료 의사 뿐이다. 어느때보다 단결된 한해가 돼야 한다"며 "숭고한 직업 의식을 갖고 난관을 헤쳐나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악구의사회 김숙희 회장은 제38차 정기총회에서 "지난 한 해 의사협회는 회원간 고발 등으로 혼란을 겪었다"면서 "지금은 의사의 자율성 회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건강보험 및 의료 정책의 문제점을 중심으로 회원간 친목과 교류의 장을 확대하는데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회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백성주기자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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