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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아쉬운 병원계 그들만의 서명운동
[ 2011년 08월 07일 21시 01분 ]
‘11년’이란 세월 동안 만성이 된 탓일까? 아직 모르는 탓일까? 아니면 진정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탓일까?

국민들에게 약국 선택권을 돌려주기 위해 시작된 의약분업 개선 서명운동이 주최 측인 병원계만의 외침에 그치는 양상이다.

현재 이 서명운동에 참여한 인원은 47만명. 단일 서명으로는 적잖은 수이지만 당초 목표가 ‘1000만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더욱이 총 80일로 예정된 기간 중 50일이 경과, 절반을 훌쩍 넘긴 상황을 감안하면 이 같은 수치는 아직 아쉬움이 가득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서명운동 종료일인 내달 9일까지 100만명이라도 채울 수 있겠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서명운동에 거는 기대감이 컸던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현재까지의 미진한 실적을 보면 아쉬움과 씁쓸함이 교차한다.

지난 11년 동안 우리 국민은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라는 문구에 충실하느라 적잖은 번거러움과 불편함을 감수해 왔고, 이번 서명운동은 그 수고를 덜어주기 위한 방편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늘 환자 권익보호과 국민의 건전한 의료서비스 제공을 기치로 내걸던 환자단체나 시민단체들의 목소리를 이번 서명운동에서는 들을 수 없다.

병원들이 환자 권리를 찾아주겠다고 나서는 것 보다 환자들의 자발적 참여가 더 설득력 있어 보이는 것은 인지상정.

병원협회가 멍석을 깔아주고 시민단체 주도로 서명운동이 진행됐다면 국민적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며 서명운동의 불씨를 지필 수 있지 않았을까.

붐이 일지 못한 아쉬움과 함께 서명운동에 대한 곱지않은 시선은 씁쓸함으로 남는다.

약사들은 이번 서명운동의 기저에 병원들이 경영 활성화를 위해 국민을 앞세워 외래약국을 부활시키려 한다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나 이는 병원계 정서를 모르는 소리다. 사실 병원들은 외래약국 부활에 적잖은 우려를 하고 있다. 약사 채용부터 공간 확보까지. 일각의 주장처럼 경영에 보탬이 되리라는 기대감은 미미하다.

서명운동 전후로 열린 병원협회 상임이사회에서도 외래약국 부활 회의론이 제기됐을 만큼 병원들에게 매력적인 사안은 아니다.

그럼에도 국민들의 번거러움을 덜어주고자 내린 결심이 왜곡되는 모습은 안타깝다.

각설하고 직능분업이 아닌 기관분업에 의한 국민 불편은 부인할 수 없는 의약분업의 명제다. 국민은 지난 11년 동안 추운 겨울날 혹은 찜통 더위 속에 병원과 약국을 오가며 정책입안자들 대신 정책실패의 죄값을 톡톡히 치렀다.

이제는 그들의 수고를 덜어줘야 할 때다. 의약분업 개선의 시발점이 될 1000만명 대국민 서명운동은 그래서 중요하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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