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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기묘한 전문→일반약 전환 황당"
[ 2011년 08월 08일 21시 21분 ]
8일 식품의약품안전청(청장 노연홍)이 제5차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의약품분류소분과위원회서 전문약 1개 품목은 일반약으로, 3개 품목은 전문약과 일반약으로 동시 분류키로 최종 결정해 의료계에 파문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식약청은 제5차 중앙약사심의위원회 분류소분과위원회의를 통해 히알루론산 점안액과 파모티딘정10mg, 락툴로오즈시럽을 적응증에 따라 전문약과 일반약으로 동시 분류하기로 결정했다. 또 라니티딘정75mg은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식약청 발표에 대해 이들 약품의 주요 처방 진료과인 대한안과의사회와 대한내과의사회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안과 "의료법에 존재하지 않는 이상한 분류체계"
대한안과의사회 박우형 회장은 “적응증에 따라 일반약과 전문약으로 구분한다는 것은 의료법을 어기는 결정”이라면서 “가장 큰 문제는 ‘진료는 의사에게 약조제는 약사에게’란 의약분업의 기본 취지를 어기고 약사의 진료권을 확대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의료법에 존재하지도 않는 약품 분류체계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일본은 산간 벽지에 거주하거나 환자가 위급한 경우 약사가 의사의 처방전 없이 약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약품 분류법을 마련해 놓고 있다”면서 “그러나 식약청의 이번 결정은 일반약과 전문약으로만 구분돼 있는 상태에서 관계법을 마련하지도 않고, 새로운 약품 분류체계를 만든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히알루론산 점안액의 일반약 전환을 강력히 반대해 온 대한안과의사회는 다음번 중앙약심에서 승부수를 띄어 일반약전환을 막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식약청이 대한안과의사회 예상보다 전환 여부를 빨리 결정한 것이다.
안과의사회 최승일 법제이사는 “이렇게 빨리 처리될 줄 몰랐다. 다음번 중앙약심에서 판세를 뒤집을 계획으로 준비하고 있었다”면서 “전문의도 현미경으로 봐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육안으로 구분이 어려운 것이 안과질환인데, 병원에 와 진료받아야 할 환자들이 증상완화 효과가 있는 약품을 구매해 병을 키울 위험이 커졌다. 앞으로 책임소재를 가르는 일이 복잡하고 어려워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 대한안과의사회는 부작용 위험성이 큰 히알루론산 점안액이 일반약으로 전환된 것은 복지부가 건강보험 재정을 위해 무리한 선택을 한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안과의사회 관계자는 “건강보험 재정 때문에 히아루롤산 점안액을 희생양으로 삼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미 일반약으로 구매할 수 있는 인공누액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억지로 히알루론산을 일반약으로 전환시킨 것은 그런 차원이 아닌가 해석할 수 밖에 없다”고 추측했다.
현재 히알루롤산 점안액은 연간 700~800억원 정도 처방되고 있다. 이는 영상의학과의 수가 인하가 건강보험 재정에 기여하는 것보다 큰 금액이다.
내과 "서양과 질병 발생률 다른데 무작정 따라하다니"
이번에 일반약으로 전환된 라니티딘정 및 파모티딘정, 락툴로오즈시럽을 처방하는 내과의사회 회원들 또한 대한안과의사회 분위기와 다르지 않았다.
대한내과의사회 이원표 회장은 “의학은 안정이 최우선의 가치이다. 이번 결정은 약품을 잘못 나눈 것보다 더 큰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약품의 안전성에 대해 조금이라도 의문이 있다면 전문약으로 있어야 한다. 케이스별로 문제가 있다는 가정아래 결정한 것이라면, 그 케이스는 누가 나눌 것인가. 그렇게까지해서 일부라도 일반약으로 분류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적응증을 나누는 기준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 묻고 싶다. 약사가 적응증이라고 하면 적응증이 되는데 그 기준을 어디에 둘 것인가”라며 “많은 용량은 전문이고 적은 용량은 일반으로 둔다는 것은 하나마나한 것이다. 약은 기준에 맞춰 써야 한다. 적은 용량도 많이 복용하면 전문약을 복용하게 되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한내과의사회는 복지부가 이번에 전문의약품의 일반약전환을 추진하면서 서양식 모델을 참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대한내과의사회 김육 공보이사는 “이 세 가지 약품들은 일시적인 고통 완화 효과가 있는 약품이다. 그러나 라니티딘정과 파모티딘정은 복용량을 늘리면 전문의약품 용량이 되고, 락툴로오즈시럽 간경화에 사용하는 약물이라는 점을 간과한 듯 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일반약으로 전환된 약품들의 복용량을 늘리면 일반약 용량을 넘는다는 설명이다.
대한내과의사회는 이러한 측면에서 이들 약품의 일반약으로의 전환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서구식 모델을 따라가기에 급급해 한국인의 질병 특성을 고려한 점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그는 “안전성에 대해 물으면 복지부는 이 약품들이 미국에서 풀려있다는 근거를 대지만, 미국과 우리는 질병 발생률 자체가 다르다. 미국은 우리와 달리 위암이나 위궤양 발생빈도가 낮아 이들 약품이 일반의약품이라도 그 영향력이 미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공보이사는 이어 “조기위암은 100% 생존율을 보이지만 진행형 위암은 생존율이 15%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왜 서양의 정책을 따라하는가. 미국과 우리나라는 질병 발생률이 다르다. 위암이 많은 나라에서 이들 약품을 일반약으로 푸는 것은 무리수”라고 주장했다.
조민경기자 jj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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