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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근절 담은 '첫 윤리지침' 말 말 말
[ 2011년 08월 19일 21시 33분 ]
“히포크라테스 선언이 구약이라면 이번 윤리지침은 신약이라는 생각이 든다.”
“윤리지침 표현들을 보면 의사 권위주의적이란 느낌이다. 연구ㆍ공부하고 발표하는 것들 모두가 사회적 봉사를 한다는 생각인 듯하다. 궁극적으로 공부는 자기계발이자 성취, 생존을 위함이다.”
“‘나는 의사다’란 생각이 너무 강하다. 의사 관점에서만 보지 말고 다른 부분도 연구해 반영하자.”
“일차의료가 무너지는 등 의료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제도적으로 이를 짚어내지 못하면 쌍벌제로도 결코 고치기 힘들다.”
“그 기준이 모호하다고 하는데 사실 부당한 리베이트인지 아닌지 받는 의사는 확실히 알 수 있다. 주는 제약회사도 알고 있다. 다만 모른 척할 뿐이다.”
한국의료윤리학회는 최근 의료계에서 논란의 중심인 제약회사 리베이트에 대한 의료윤리 지침(의료인-제약산업 관계 윤리지침) 초안을 국내 처음으로 마련했다.
19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개최된 초안에 대한 1차 공청회 자리에서는 리베이트를 둘러싼 다양한 어록 아닌 어록이 쏟아져 나왔다.
[사진]
의사 입장에서는 자성의 기회이긴 하지만 처방과 제품 선정에서부터 임상진료, 학회참석, 마케팅, 제품설명회 등에 이르기까지 상세한 제약 규정에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으며 제약회사 쪽은 지침이 마련돼도 ‘받을 사람은 다 받을 것’이란 회의적인 목소리가 혼재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리베이트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의사 300여명이 면허정지 행정처분 위기에 처해 있는 초유의 상황까지 맞닥뜨리게 된 의료계-제약업계는 지침의 필요성엔 모두 공감하지만 방법론에 대해선 다소 의견 차를 보였다.
대한의사협회 유화진 법제이사는 윤리지침과 관련, “윤리강령이 엄격하게 적용되는 것에 동의한다”면서도 “의료법, 약사법, 의료기기법이 동시에 개정된 상황에서 의료기기업체 부분이 초안에 빠져 있는 것은 문제다. 포함시키는 방향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의사 개개인의 역할과 책임은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의료기관 및 의료단체 영역에 대한 명시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특히 부적절한 리베이트가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은 충분히 있지만 의사 전체의 일인 것처럼 일반화될 수 있단 우려가 컸다.
대한의학회 임태환 학술이사는 “공청회 자료에는 이를 뒷받침한 논문이 게재돼 있는데 근거 수준이 굉장히 낮다고 본다”고 반발하면서 “무엇보다도 리베이트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약(藥), 기기 정보를 객관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사회적 기전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침을 만들 때 국가 지원금으로 만드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라며 “제약사 지원을 받아 임상연구하고 지침이 만들어 지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또 국가의 돈을 받고 하면 국가 입장이 많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순수 의학적 목적의 지침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국제약협회의 추천을 받아 토론자로 나선 국민건강보험공단 신현호 비상임이사(변호사)는 의사 중심의 윤리지침 초안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는 “윤리지침을 보면서 답답하다고 느꼈다. 권위주의적이란 생각”이라며 “엄격한 법 집행도 중요하지만 제도적인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리베이트 악순환을 만드는 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생각보다 많은 문제가 양산될 수 있다”고 설파했다.
윤리지침의 경우 △환자 주권주의 원칙 △자기부담 원칙 △공개 원칙 세 가지를 반드시 고려돼 완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플로어에 모습을 나타낸 의사 출신 한독약품 김철준 사장은 “일부러 이번 공청회에 찾아왔다”면서 “무엇이 대가성이냐 아니냐 구별하기 어렵다.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져도 실상 하나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논의의 틀을 바꿔 건강보험 재정 확충에 집중하고 파이를 키우는 동시에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효력이 있을 것이란 목소리다.
그는 “파이 키우기는 제약회사나 의사단체들의 단순 권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국민ㆍ환자 질 향상에 필요하다. 그런 논리를 잘 개발,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획기적으로 틀을 바꾸는 생각이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와 제약산업 간에 미묘한 입장 차를 보이며 일부 초안 수정이 요구되는 가운데 한국의료윤리학회는 공청회 의견을 모으고, 2차 논의를 통해 지침을 완성 짓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의료윤리학회 고윤석 회장은 “의미가 있는 논의 자리였다”면서 “공청회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윤리학회-의협-병협-의학회 등의 이름으로 지침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영기자 ks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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