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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무혐의 대학병원장 비통한 심경
[ 2011년 08월 21일 21시 29분 ]
목소리는 기력이 쇠해 보였다. ‘리베이트 근절’이라는 미명 하에 4개월 동안 진행된 수사는 한 조직의 수장을 그렇게 녹초로 만들어 버렸다.

의약품 리베이트 거래 의혹으로 수사를 받아온 동아대의료원 김상범 의료원장[사진]이 19일 검찰의 ‘무혐의’ 결정 직후 내던진 말은 “죄송하다”였다.

최종 수사결과 음해성 투고로 밝혀졌음에도 김상범 의료원장은 “불미스러운 일로 의료계에 심려를 끼쳐 의료인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의료계의 혼란스러운 리베이트 정국에 자신이 일조한 것 같은 죄책감의 발로였다.

김상범 의료원장의 시련은 무고한 의사를 한 순간 파렴치한으로 만드는 리베이트 정국 속에 예고없이 찾아 왔다.

취임 한 달 후인 지난 4월 초 검찰에서 출두하라는 연락이 왔다. 의약품 도매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투서가 들어와 조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조사과정에서 알게 된 투서내용은 그를 펄쩍 뛰게 만들었다. 연관성도, 사실관계도 없는 허무맹랑한 얘기들 뿐이었다.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소용 없었다.

훗날 알게 된 사실이지만 투서는 재단과 대립각을 세운 일부 교수들이 신임 의료원장과 재단과의 관계를 의심, 의도적으로 검찰에 제출한 것이었다.

더 큰 문제는 검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언론에 유출되면서 불거졌다. 쌍벌제 이후 리베이트 보도에 열을 올리고 있던 언론들에게 현직 의료원장의 리베이트 연루 사건은 구미를 당기고도 남음이었다.

"검찰 조사 4개월 정말 힘들고 괴로웠다"

내용은 ‘조사를 받고 있다’였지만 독자들이 받아들이는 메시지는 “리베이트를 받았구나”였다. 일순간에 ‘리베이트 의료원장’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는 이러한 분위기에 기름을 부었다. 의료원장 집무실은 물론 자택까지 입수수색을 진행했고, 개인통장 계좌추적도 빠뜨리지 않았다.

“정말 힘든 시간들이었습니다. 세상이 수군거리는 것 같았어요. 그 때 그 심정을 어찌 다 말로 할 수 있겠습니까…”

김상범 의료원장은 당시 상황을 회고하며 울컥했다. 하지만 그를 믿고 격려하는 이들도 적잖았다. 서울대병원 전공의 시절부터 친분이 있는 대한병원협회 성상철 회장도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어깨를 두드려 줬고 병원 임직원들도 진실 규명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지인들의 응원과 진실은 밝혀질 것이란 소신으로 이를 악물고 버텼어요. 4개월, 짧다면 짧겠지만 제 인생에서 가장 긴 시간이었습니다.”

수사가 시작된지 4개월이 지난 8월 19일. 검찰은 김상범 의료원장을 비롯해 이번 사건에 연루됐던 모든 이들에 대해 ‘혐의 없음’ 결론을 내리고 수사를 종결했다.

즉 투서 내용은 거짓이었고 김상범 의료원장은 ‘리베이트 병원장’이 아니었다는 얘기였다.

김상범 의료원장은 진실이 밝혀진 것에 대해서는 환영을 하면서도 자신과 같은 선의의 피해자들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리베이트 정국 속에 억울한 일을 당하는 의사들이 점차 늘고 있는 것 같아요. 마녀사냥식 수사로 인한 피해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길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김상범 의료원장은 중앙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아대병원 재활의학과장, 스포츠의학센터 소장, 진료부원장 등의 보직을 거쳤다.

또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선수촌병원장과 부산아·태장애인경기대회 선수촌병원장을 지냈으며 대한재활의학회 이사, 대한임상통증학회장, 대한노인재활의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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