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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교수가 본 한국 의료기기 문제
[ 2011년 08월 25일 21시 12분 ]
“핵심적 시험 결과가 없어도 의료기기 품목 허가가 나는 경우가 있다. 개발자들은 임상 환경을 전혀 모른 채 개발에만 매달리고 임상 의사들은 기술적 부분을 도외시 한다.”

지난 25일, 서울대학교병원 의료기기 임상시험센터 주최로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의료기기 기준규격 심포지엄’에 연자로 나선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안원식 교수는 의료기기 산업 발전 주체로 국제표준을 만들 수 있는 공학자, 법ㆍ제도를 정비하는 행정가, 의료기기 사용자 의사를 꼽았다.

안원식 교수는 “입법, 사법, 행정 3권이 상호 역할을 다 할 때 국가가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듯이 의료기기 산업도 마찬가지”라면서 “그런데 우리나라 실정을 보면 상호 교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최근 접한 의료기기 개발 사례를 예로 들며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최근 수혈 전 혈액의 온도를 조절하는 의료기기인 ‘가온기’ 개발 사례를 접한 적이 있는데, 이 기기의 허가사항을 확인해보니 어느 수준까지 혈액 온도를 높여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 자체가 없었다”고 소개했다.

4℃로 보관되는 혈액은 수혈 전(前) 체온과 비슷한 수준으로 온도가 조절돼야 하는데 국제적으로 이에 대한 표준이 없을뿐더러 국내에도 별다른 기준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안원식 교수는 “이는 기술 표준을 만드는데 임상 의사들이 전혀 참여를 안했기 때문”이라면서 “개발자와 행정가는 절대 알 수 없는 부분인데 서로가 묻지도 알려주지도 않아 발생한 웃지 못할 문제”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이어 “조금 비약을 하자면 의사들은 국제표준과 기준규격도 모르고 임상시험에 나서고 있으며 식약청 직원들은 의료기기를 사용해 보지도 않고 허가를 내주고, 공학자은 안전성과 유효성 검사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의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교류에 나서야 한다”며 “의료기기는 종류도 많고 작동 메카니즘도 의약품보다 복잡해 후발 주자인 우리나라가 의료기기 분야를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종학기자 haga8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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