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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깊어지는 안과의사들 "우린 무책임한가"
[ 2011년 08월 25일 21시 42분 ]
라식이나 라섹과 같은 시력교정술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일반 소비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라식보증서 '아이프리'를 바라보는 안과 개원가의 반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프리에 가입돼 있지 않은 병원은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책임지지 않는다는 인식을 심어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09년 등장한 라식보증서 아이프리는 협력병원에서 시력교정술 수술 후 부작용이 발생하면 이를 평생 책임지고 관리해준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라식보증서 아이프리는 (주)포브션테크가 운영하다가 현재 ‘라식보증서 아이프리’라는 소비자단체에서 운영권을 이양받은 상태이다.

소비자단체가 운영을 맡은 이후, 아이프리 홈페이지에서는 ‘수술결과와 사후관리, 평생관리 등을 소비자가 만든 약관으로 법률적인 보장을 받을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현재 아이프리에 가입된 병원은 6군데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라식보증서 아이프리를 바라보는 안과 개원가의 반응은 달갑지 않다.

서울 중구에서 안과를 운영하고 있는 개원의 B씨는 “아이프리가 지닌 가장 큰 문제점은 의료기관이라면 당연히 존재하는 수술 후 부작용에 대한 책임 체계를 보증서란 이름으로 홍보하고 있다는 것이다”라면서 “아이프리에 가입돼 있지 않은 병원들은 부작용에 대한 책임체계가 없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다른 수술보다 위험률이 낮은 라식수술을 아이프리가 보증서까지 발급해가며 부작용을 강조해 시력교정술에 대한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위험도 있다”면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도록 온 힘을 다해 진료하고, 부작용에 대한 책임과 보상체계를 마련해 놓는다는 의료인의 당연한 의무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병원이라면 부작용에 대한 책임체계를 마련해놓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아이프리 협력 병원이 아닌 곳은 책임체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서구 소재 안과 개원의 A씨는 “의료행위를 제 3자가 보장해준다는 출발선 자체가 문제가 된다. 의료행위가 어떻게 보증할 수 있냐”고 반문하면서 “병원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책임지지 않는데,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 단체가 책임을 지겠다는 것은 의료소비자를 우롱하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의료행위 주체인 의사가 부작용에 대한 책임을 다른 업체에 떠넘기면, 의사가 수술하는 로봇과 다른 게 무엇이냐. 이러면 앞으로 누가 의사를 하겠다고 할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회의적 반응을 피력했다.

또, 안과 개원가 일부에선 라식보증서 아이프리가 날이 갈수록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개원가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강남의 라식전문 안과병원 관계자는 “안과병원 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보면 일부 병원이 생존을 위해 아이프리에 가입하는 것도 전혀 이해되지 않는 심정은 아니”라면서 “다행히 우리는 규모가 제법 크고 체계가 잘 잡혀 아이프리 가입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지만, 그렇지 않은 병원들은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감수하면서 가입하고 싶은 충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력교정술 전문 안과병원이 등장하는 등 시력교정술과 관련된 안과 개원가의 광고시장 볼륨이 커지면서, 라식보증서 아이프리가 병원 홍보와 수익창출에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개원가의 반응에 대해 라식소비자단체 아이프리 관계자는 “아이프리 인증병원이 아닌 곳은 병원 이미지를 걱정할 수도 있다”면서 “아이프리에 가입하지 않은 병원이 있더라도 라식 부작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거나 부작용에 대한 책임을 잘 진다면 아이프리를 운영할 일이 없다. 그러나 거의 모든 병원이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의료소송으로 진행된다고 해도 환자는 병원의 잘못을 입증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평생 관리를 책임지는 아이프리 보증서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안전한 수술임이 검증된 라식·라섹 수술을 공장에서 찍어내듯 짧은 시간에 많은 환자를 수술하다 보니, 부작용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부작용이 발생 시 병원이 책임을 잘 진다면 문제없지만, 현실은 다른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조민경기자 jj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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