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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실험실서 암 유발 단백질 생산 성공
[ 2011년 08월 25일 20시 51분 ]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암 등 여러 질병의 단초가 되는 인산(燐酸)화 단백질을 세계에서 처음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는 인산화 단백질 연구를 통해 질병 원인을 찾거나 신약을 개발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기술로, 학계에서 획기적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박희성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세균내 단백질 합성 인자들을 재설계하는 방법으로 인산화 아미노산을 단백질에 직접 넣어 이른바 '맞춤형' 인산화 단백질을 생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연구 성과는 생명과학분야 최고 권위지 '사이언스' 26일자에 실렸다.

인산화 단백질은 세포 속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사슬에 인산 분자가 붙은 경우를 말한다. 인산 분자가 붙으면 대개 단백질의 기능이 활성화한다.

이 같은 단백질의 '인산화'는 성장세포의 세포 분열에 필수적이다.

성장세포가 성장호르몬 등을 통해 외부의 자극을 받으면, 세포 속 한 단백질에 인산이 추가되고, 이 단백질은 다른 단백질에 인산을 덧붙이는 식으로 연쇄적 인산화 반응이 일어난다. 결국 인산화를 통한 일련의 신호전달 과정은 핵에까지 전달돼 세포 분열 명령이 내려지는 것이다.

그러나 연쇄 인산화 과정에서 어떤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생기거나, 자극도 없는데 연쇄 인산화 과정이 시작되면, 세포의 무한 분열을 초래해 결국 암을 포함한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이처럼 세포의 생장·분열 과정의 핵심이자 발병의 시작인 인산화 현상은 이미 1960년대 발견됐으나, 지금까지 인위적으로 인산화 단백질을 만드는 것은 물론 여러 가지 종류의 인산화 과정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인산화가 매우 짧은 찰나에 이뤄지고, 인산 분자의 위치 등에 따라 인산화의 형태가 수없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박 교수 연구팀은 인산화 단백질 생산에 세균을 활용했다. 세균 세포의 경우 연쇄 인산화 반응이 일어나지 않고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세균 속에서는 20가지 종류의 아미노산으로 여러가지 단백질이 조합되는데, 연구팀은 인산 분자를 가진 아미노산(인산기 아미노산)을 인위적으로 추가해 '인산화 단백질'을 만들어냈다. 더 구체적으로는 다양한 암을 유발하는 단백질로 알려진 'MEK1' 인산화 단백질을 얻었다.

여기에는 지난 2006년 역시 박 교수팀이 개발한 '단백질 설계 기술'이 활용됐다. 이는 원하는 단백질을 얻기 위해 또 다른 단백질을 사용, 단백질의 합성 과정을 인위적으로 바꾸는 기술이다.

박 교수는 "실험실에서 인산화 단백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연 것"이라며 "앞으로 여러 종류의 인산화 단백질을 만들 수 있다면, 이를 통해 암 등 여러 질병의 원인을 연구하거나 치료제를 개발하는 일이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연합뉴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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