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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점막하박리술(ESD) 업체 갈등설
[ 2011년 09월 06일 03시 00분 ]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지난 1일부터 시행된 내시경점막하박리술(ESD, Endoscopic Submucosal Dissection) 보험급여 결정 여파가 의료기기 업계로 번지고 있다.

ESD 시술에 필요한 치료재료 중 핵심으로 꼽히는 나이프(knife) 급여지급액이 공급가의 3분의 1수준으로 결정되면서 공급 업체들이 한 목소리로 반발하고 있지만 대응에 있어 이견을 보이면서 갈등이 표출되는 양상이다.

보건복지부가 ‘치료재료 급여ㆍ비급여 목록 및 급여산한금액표’를 통해 발표한 ESD용 나이프 급여지급 대상은 5개 업체, 14개 품목이다.

나이프 공급 업체 5곳(수입 3개사, 국내제조 2개사)은 공통적으로 복지부의 ESD용 나이프 수가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급여지급액으로 결정된 8만5450원~9만4950원은 공급가의 30% 수준으로, 이대로라면 치료재료 공급 차질이 불가피 하다는 게 업체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그러나 문제 해결을 위한 대응 방식에 이견이 발생하면서 사태는 엉뚱하게도 업체 간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제품 공급 중단하면 제조사 존립 위태"

우선, 수입업체와 국내 제조업체들의 대응 방식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의료기기 업계에 따르면, 심평원이 수가문제를 표면화 했을 당시 이들 5개 업체는 문제 공동 대응에 합의하고 고시 조정신청을 내기로 하는 등 연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수입사들이 수가를 이유로 공급을 일시 중단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면서 제조사들과 마찰이 생기기 시작했다.

제조사들이 치료재료 공급 중단에 따른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공급은 공급대로 하면서 그와 병행해 고시 조정신청 등을 추진하자는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ESD 치료재료 시장의 7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올림푸스는 지난달 30일자로 각 병원에 “ESD용 나이프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으며, 한시적 어려움을 겪더라도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올림푸스는 고시가 본격 적용되면 현재 관련 매출의 70%까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제조사들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수입사들은 한시적으로 제품을 공급하지 않더라도 존립에 큰 영향이 없지만 영세한 국내 제조사들은 사정이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실성 없는 고시에 따라 8~9만원에라도 공급을 하지 않으면 업체 존립 자체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장비가 없어 수술을 못하는 병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원하는 병원에는 적극적으로 나이프를 공급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런 입장 차이는 “제조사들이 시장 확대를 위해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라는 주장과, “시장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제조사 근간을 흔들려고 한다”는 감정적 주장으로 커지면서 업계 내 갈등은 확산되고 있다.

"터무니없는 수가는 네 탓" 책임 회피

ESD용 나이프 수가 결정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공급원가와 관련해서도 양 측은 첨예하게 대립한다.

제조사 관계자는 “심평원이 나이프 원가조사를 시작했을 당시 수입사들은 원가 공개를 거부했고 제조사들은 원가를 모두 공개했다(정확한 원가 공개는 거부)”면서 “엉터리 결론을 내린 심평원도 잘못이지만 결국 수입사가 공급하는 제일 싼 제품이 기준으로 설정됐다”며 일부 책임을 수입사에 돌렸다.

그러나 수입사들은 “제조사들이 엉뚱한 원가를 심평원에 제시해 수술 환경을 조성할 수 없을 정도로 문제를 키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심평원은 원가 제출을 거부한 수입사 제품의 원가 파악을 위해 수입 시 부과되는 관세를 역으로 추적해 수가산출 근거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갈등 속에서도 업체들은 이번 ESD 문제가 속히 해결되길 기대하고 있다.

제조사 관계자는 “업체들이 이런 갈등을 겪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면서 “치료재료 급여지급액은 둘 째 치고 ESD 행위 자체가 정상화돼야 지금의 논란도 의미가 있을 수 있다”며 정부가 성의 있게 해결에 임해주길 요구했다.

한편, 초기 업체 간 연대 대응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각 업체들은 개별적으로 조정신청을 준비하는 등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최종학기자 haga8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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