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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아래서 논의됐던 'PA 도입' 구체화
[ 2011년 09월 04일 05시 00분 ]
진료지원인력, 이른바 PA(Physician Assistant) 제도와 관련해 보건복지부가 "최소 범위에서 제도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복지부 이창준 의료자원정책과장[사진]은 3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개최한 '제31차 의료정책포럼'에서 이 같은 정책 추진 방향을 소개했다.

이창준 과장은 "같은 의사라고 해도 큰 시각 차이를 보이는 것 같고 일부 오해도 있는 것 같다. PA 제도를 도입하는 이유는 환자에게 안전한 진료환경을 조성하는 측면"이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불법으로 규정해서 관련 업무를 전공의나 다른 의사인력으로 대체할 때 현실적인 대안이 되느냐가 문제"라며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수술이나 필요한 인력을 제도화하는 것이 환자 안전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 과장은 "전문의 제도 개편을 하면서 전공의가 제대로 된 수련을 받도록 하겠다. 앞으로 업무 난이도가 높거나 과중한 진료과목은 전공의 상한시간제를 도입할 것"이라며 "진료보조인력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검토할 계획이다.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진료현장 여건을 반영해 도입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병원 수술실 등 제한적 공간에서 하도록 하고, 의사가 보조인력에 위임하는 업무를 구체적으로 열거해 모호성을 없애려 한다"며 "미국처럼 자격이나 면허제도가 아니라 기존의 자격이나 면허를 가진 사람 중 제한적이고 통용 가능한 형태로 운영할 것이다.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새로운 자격으로 부각될 소지를 없애겠다"고 덧붙였다.

전문간호사를 대체인력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에 대해선 "관련 분야가 13개나 되고 일차의료를 포괄하고 있다. 전문간호사 범위가 폭넓어 똑같이 하기에는 현실적이지 않다"며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검토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과장은 "병원들이 사람보다는 장비에 투자했다. 앞으로 서비스 개선을 위해선 사람에 대한 투자가 많이 이뤄져야 한다"며 "전공의 정원을 계속 줄이는 노력을 하겠다. 앞으로 총량제를 통해 전공의 증원 자체를 통제할 것이다. 수련을 제대로 한 병원에 전공의가 배치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PA제도에 대한 걱정이나 우려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의학회에 연구용역을 의뢰한 만큼, 여러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 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개원가-병원계, PA 제도화 시각차 극명



PA 제도화를 놓고 개원가와 병원계의 시각차는 극명했다. 개원가는 동네의원이 어렵고 전문의 인력이 풍부한 상황에서 PA 제도화를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주장을 쏟아냈다.

김동석 대한의사협회 기획이사는 "개원가 의견을 취합한 결과, 대다수가 반대하며 찬성 측에서도 의사의 관리·감독과 전공의 보조업무를 기본 전제로 한 조건부 찬성이나 입장 유보로 볼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의사의 역할 범위를 침해하고 독자적인 의료행위로 인해 의사 대체인력으로 활용될 우려가 있다"고 반대 입장을 보였다.

박강식 대한흉부외과개원의협의회 회장은 "원칙적으로 반대한다. 미국에서 생긴 PA와 국내 현실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용어 자체가 잘못됐다"며 "수술보조와 상처치료, 수술기록 등이 자행되는 현실에 경악한다. 실제 필드에서는 단독으로 회진하는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병원들이 필요한 인력을 손쉽게 얻으려고 한다"면서 "교수들에게 쓴소리를 하겠다. 1년에 1000만원이 넘는 비싼 교육비를 내고 전공의를 마치고 사회에 진출하는 후배들 앞길을 막는 일은 하지 말아달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일호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도 "기본적으로 반대 입장이다. 전공의 숫자가 모자란다고 하지만 실상 대형병원 병상이 늘었기 때문이지 외과계열 전공의 지원자는 크게 줄지 않았다"며 "전공의들 수련 기회가 줄고, 일부에서는 수술에 참여하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력부족은 3차 병원에 국한된 이야기이고 경영상의 문제라면 당연히 국가에 적정수가를 요구해야 한다"며 "제도화를 추진한다면 의료계는 여론의 질타를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용균 병원경영연구원 연구실장은 "현재 여러 병원에서 활동 중인 1000여 명의 PA 관련 인력이 일자리를 잃는다면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제도화를 할 때는 연착륙이 필요하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외과의 인력부족이 심각하다. 이 부분에 대해 공급을 확충하는 로드맵이 필요하다"며 찬성 입장을 보였다.

김재중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위원도 "여러 번 회의를 거쳤고 필요성에 찬성 입장을 밝힌다"며 "병원에서 아무리 많은 의사인력을 뽑는다고 하더라도 감당 못하는 일이 있다. 100 케이스만 해도 충분한 수련을 500 케이스를 본다고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수련교육위원은 "관련 인력을 적정기간 교육을 시켜 자격을 줘서 투입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며 "제도 정착을 위해 적절한 관리·감독 시스템을 만들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정토론 이후 진행된 자유토론에서도 개원가와 교수들 간 신경전이 팽팽했다. 특히 개원가 관계자들이 다소 흥분한 모습을 보이며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통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주문했다.
음상준·이지희기자 esj1147@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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