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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국가적 의료기기 R&D 투자와 현실
[ 2011년 09월 14일 21시 11분 ]
미래 신정장동력 중 한 분야로 꼽힌 의료기기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가 의료기기 범부처 R&D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와 지식경제부가 힘을 모아 의료기기 R&D에만 총 500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올해까지 사업기획을 마치고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 2013년 예산투입을 목표로 현재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 8월 말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열린 ‘연구중심병원과 의료기기’심포지엄에서도 의료기기 범부처 R&D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주제 발표를 맡았던 보건복지부 보건산업기술과 정은경 과장은 “범부처 의료기기 R&D 추진을 위해서는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 예타라는 것이 사업 중복성을 집중 조사하는 부분이어서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예타를 통과해 사업비를 지원받으려면 지금까지 정부가 의료기기 R&D에 투자한 부분 말고 무엇인가 새로운 부분을 찾아내야 하는데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대한민국이 세계 의료기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중복투자를 피하고, 선두 기업들이 개발하지 못한 새로운 융복합 의료기기를 개발해야 한다는 논리지만 과연 이 논리에 따른 R&D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먼저, 우리나라 의료기기 산업이 단숨에 세계 선두권을 따라잡을 수준에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원천기술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환경에서 단숨에 세계 시장 판도를 바꿀만한 의료기기를 개발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안타깝지만 최고의 기술력을 갖췄다는 국내 1위 의료기기업체의 연간 매출액도 3000억에 불과하다. 제조사들이 대부분 영세하다보니 업체들 자체적으로 R&D를 할 수 있는 여건도 안된다.
복지부에 따르면 IT분야의 경우 정부가 2조 원을 R&D에 투자하면 민간에서 15조 원의 연구자금이 나오지만 보건 분야의 경우 정부와 민간 비율을 1대 1로 맞추기도 힘들다고 한다.
결론은 중복 투자가 되더라도 사장됐던 아이디어를 살려내거나, 기초ㆍ원천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라면 과감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투자한 것들을 없었던 것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왜 실패 했는지 고민해서 상용화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더불어 정부가 연구과제를 선정할 것이 아니라 대학 등 연구를 주도할 기관에 과제 선정을 맡겨야 한다.
미리 연구분야를 선정해 심사하는 예타를 거쳐야만 예산이 확보되는 어려움이 있지만 최대한 연구자 및 연구기관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그들이 R&D를 주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또 R&D 참여 기관들이 R&D펀드를 유치했다고 선전하는 것에 그치지 않도록 확실한 지원과 감시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13년부터 5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될 범부처 의료기기 R&D 사업에 범 의료계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종학기자 haga8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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