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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中 각목전쟁 '의료분쟁' 韓 각론전쟁
[ 2011년 09월 04일 21시 10분 ]
수 일 전 중국의 한 병원에서 각목 등으로 무장한 200여 명의 남자들이 격렬한 전투를 벌였다. 조폭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 장면이 병원에서 연출된 연유는 바로 ‘의료분쟁’.
수술실에서 숨진 환자의 죽음에 분노한 친척과 지인 100여 명이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 숨어 있던 다른 100여 명이 각목을 휘둘러댔다.
이들은 병원 측이 경호를 맡긴 사람들이었다. 200여 명이 뒤엉킨 격렬한 ‘각목전투’는 무장경찰이 도착한 후에야 막을 내렸다.
이번 사건은 중국 의료계에 대한 국민의 증오와 불만의 정도를 가늠케 한다. 환자와의 충돌이 일상화 되면서 중국 의사 대부분은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조사도 나왔다.
특히 중국 의사들은 평균 한 달에 한 번씩 환자와 의료분쟁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를 중재하거나 해결할 기구나 제도적 장치는 아직 전무한 상태다.
불과 수 개월 전만해도 우리나라 역시 중국 사정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멱살잡이는 다반사에 격분한 유가족이 병원 현관에 시신을 놓고 시위를 벌인 사건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 3월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효율적 해결의 물꼬를 텄다. 1988년 첫 법안 추진 후 23년 만이다.
또 내년 4월 8일 시행을 앞두고 보건복지부가 최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설립 추진단을 꾸려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조정중재원이 설립, 운영될 경우 장기간의 소송으로 인해 환자들이 겪던 심리적 고통과 경제적 부담이 경감될 뿐만 아니라 불가항력적 사고에 대한 의료진의 억울함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세부 규정 논의가 진행되면서 적잖은 마찰음이 불거지고 있다. 이번엔 돈이 문제다. 불가항력적 의료사고 보상 재원 마련을 놓고 정부와 의료계, 시민단체가 입장을 달리하면서 타협점 찾기에 난항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각론이 탄탄한 총론의 중요성은 부정할 나위가 없다. 무려 23년이란 시간을 소비해 총론을 마련했다. 이제 각론을 만드는데 같은 시간이 걸리지 않길 바랄 뿐이다.
중국의 ‘각목전쟁’과 한국의 ‘각론전쟁’. 그 시발점과 종착점에 대한 천착이 필요한 때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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