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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에 자꾸 부딪히는 사람 혹시 이 병?
[ 2011년 09월 09일 01시 48분 ]
추석을 맞아 찾은 고향에서 예전보다 늙은 부모님의 얼굴을 보면 마음이 아파온다. 특히 침침해진 눈 때문에 가늘게 실눈을 뜨고 손주의 얼굴을 바라보는 부모님에게 안과 질환이 생긴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될 때가 있다. 부모님의 상태를 통해 의심해 볼 수 있는 안과 질환 구별법에 대해 알아봤다.
◆동공 부분이 하얗게 되면 '백내장'
2010년 보건복지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인들 중 90% 이상이 노인성 눈 질환을 앓고 있으며 이 중 백내장이 44.4%를 차지한다. 대표적인 노인성 눈 질환인 백내장은 눈에서 물체의 상을 통과시켜 망막에 맺히게 해주는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이다.
백내장은 대부분 나이가 들면서 노화에 의해 발병하는데 초기에는 다소 침침하거나, 빛이 퍼져 보이고 눈이 부신 증상이 있다. 점차 진행되면서 사물이 뿌옇게 보이는 등 시력저하 증세가 나타난다. 더욱 심각해지면 육안으로 봐도 알 수 있을 만큼 동공 부분이 하얗게 된다. 특히 이러한 눈 질환은 단순히 나이 들어서 생기는 현상으로 무시하고 넘어가거나, 부모님들이 불편함을 직접 말하기 전까지는 알아채기 힘든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증세를 묻고 관찰해야 한다. 백내장을 방치할 경우 점점 시력이 약해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게 되므로, 안과에 내원해 수술이 필요한 상태인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서리에 자꾸 부딪히면 '녹내장'
녹내장은 안압이 올라가 시신경이 눌리거나, 시신경의 혈액 공급에 장애가 생겨 시신경 기능이 점점 떨어지는 질환이다. 급성 녹내장의 경우, 갑작스런 안압 상승으로 인해 구역질, 구토, 두통, 안통, 시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대부분의 녹내장은 만성으로 서서히 진행하고 중심시력보다 주변시력을 담당하는 시신경세포가 먼저 손상되기 때문에 병의 초중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녹내장 말기가 되면 터널 속에서 밖을 보듯 주변 시야가 좁아져 중심부만 보이게 되는데, 환자가 이런 정도의 시야 손상을 느낄 정도면 이미 시신경이 많이 손상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길을 걷다 자주 부딪히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 넘어지는 일이 많거나, 작은 물건을 찾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녹내장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녹내장은 조기에 발견하면 약물이나 수술적 치료로 병의 악화를 막거나 진행 속도를 늦춰 실명을 예방할 수 있지만, 이미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40세 이상이거나, 가족력, 당뇨, 고도 근시 등의 위험요인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사물이 휘어져 보이면 '황반변성'
황반변성은 이미 서구에서는 성인 실명원인 1위로 자리 잡은 병으로 급증하는 노령 인구과 함께 환자 수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황반변성은 노화와 관련된 여러 요인에 의해서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부위가 소실되고 퇴화됨으로써 황반의 기능을 잃어버려 심각한 시력손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초기에는 별 증상이 없다가 서서히 시력을 잃어 결국 실명에 이르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중기에 접어들면 사물이 휘어져 보이거나 중심부에 검은색 점이 보인다. 부모님이 '검은 점이 보인다'는 말을 하기 전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황반변성이나 당뇨망막병증 등으로 저시력증을 앓는 50∼60대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 만큼 고향의 부모님들도 이에 해당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저시력증은 안경이나 콘택트렌즈, 라식수술 등의 방법을 써도 교정시력이 0.3 이하인 경우 또는 색맹·색약 등 색각 이상인 경우 등을 말한다.
황반변성에 대한 치료로서 기존의 광역학 레이저 치료 외에도 항체 주사 등의 최신 치료가 개발돼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만큼, 질환을 초기에 발견해 병의 진행을 최대한 억제하고 실명을 막기 위해 반드시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눈이 시려 자주 깜빡거리면 '안구건조증'
안구건조증은 눈물 분비가 줄어드는 노인에게 흔한 질환이다. 눈물 생성이 부족하거나 눈물막이 과도하게 증발돼 안구 표면이 손상되고, 이로 인해 눈이 시리고 뻑뻑하며 이물감, 건조감 같은 자극증상을 느낀다. 안구건조증은 호르몬의 영향을 받기도 하는데, 남성은 나이가 들수록 남성 호르몬이 떨어지고 여성 호르몬이 증가해 안구건조증의 위험이 높아진다.
여성은 폐경기 이후 에스트로젠 치료를 받는 경우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질환은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윤활유 역할을 하는 눈물이 더욱 부족해지면서 눈을 깜빡일 때의 마찰로 눈의 각막이 헐고 미생물이 쉽게 침입해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 치료는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인공누액을 사용해 부족한 눈물을 보충해주고, 심한 경우에는 염증치료나 수술적 치료를 병행할 수도 있다.
[도움말=유정권 고대안암병원 안과 교수]ㅠ>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hj@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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