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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규모 아닌 윤리 따지는 시대 도래"
[ 2011년 09월 16일 22시 00분 ]
“이제 병원 규모 경쟁의 시대는 갔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진료는 물론 윤리적인 곳인지를 따지는 시대가 왔다.”
한국의료윤리학회 고윤석 회장(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은 16일 저녁 경희대학교 법학관에서 열린 9월 월례학술집담회에서 ‘의사-제약산업체 관계윤리’라는 주제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과거에는 병원 규모가 크고 시설이 좋은 곳이 선호됐지만 이젠 국민인식 변화에 따라, 자신이 진료를 받는 곳이 윤리적으로 타당한 곳인지까지 인식하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의사와 제약사들 간의 은밀히 거래되는 ‘리베이트’는 윤리성의 잣대가 되기 때문에 이 부분에 있어 의료진은 스스로 윤리적 의식을 함양해야 한다는 것이 고윤석 회장의 주장이다.
고윤석 회장은 다만 스스로만 이뤄내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의사와 제약업체 간 윤리지침서를 마련 중에 있는 가운데 ‘제도적 접근’과 ‘단계적 접근’을 제시했다.
먼저, 현재 의료진들의 의료윤리 문제점에 대해 고윤석 회장은 의과대학의 교육 실태를 꼬집었다.
고 회장은 “우리는 의과대학에 진학하고 졸업할 때까지 의료윤리에 대해 배운 적이 없다. 지금도 수 많은 대학병원에서 이를 교육하는 곳이 거의 없어 의료인 개개인이 지닌 윤리성에 대해 민감도가 낮은 상태”라고 일침했다. 선배들이 행하고 있는 관행을 쉽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매커니즘 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한 "의료인들에게 가장 밀접한 의약품도 학교에서 배우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 제약사 마케팅 사원들 또는 심포지엄을 통해 1차적으로 새 약품 정보를 접하기 때문에 의료윤리를 정립하기 위한 의사와 제약사 간 윤리적인 공생관계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제도적 접근
이를 위해 고 회장은 제도적 접근을 해야 제안했다. 예컨대, 종합병원의 경우 이해상충관리위원회를 두면서 기관 윤리 수준과 문화를 위해 엄격히 다뤄야 한다는 관점이다.
고 회장은 “실례를 들자면 서울아산병원이 처음 시작했을 때 당시 병원 모토가 ‘환자를 위한 병원’이었다. 그러나 교육과 지식적인 면을 손상시킨다는 질타가 많았지만 20여년이 지난 지금은 이러한 모토를 내걸은 병원들이 대다수로 많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그 만큼 점차 병원 내 제도적 장치를 통한 엄격한 잣대가 필수적 상황이라는 관측이다.
단계적 접근
다음으로 고 회장은 단계적 접근을 살폈다. 그는 “첫번째 단계로 의사들 스스로 윤리적인 민감도를 향상시켜야 한다. 혹자는 자신이 받는 것이 리베이트인지 마케팅 비용인지 구분을 못하겠다고 하지만 솔직히 받는 사람 입장에서 충분히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민감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회장은 이해상충 관리 윤리지침 마련의 필요성도 주장했다. 그는 “의료 기관내 이해상충위원회 등의 설립이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세 번째 단계로 기관 윤리문화 증진을 기본으로 하되 정부 지원이 하루 빨리 현실화돼야 한다는 점을 꼽았다.
고 회장은 “의료진들에 대한 수가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다 윤리적인 의식 함양에 있어 이 부분도 무시할 수는 없다는 관점이다.
고 회장은 “현행 리베이트 쌍벌제는 근본적 원인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는 제도”라며 “결국 지금 상황은 예컨대, 의사들이 의약품 도매상을 개설하고 이를 통해 약을 처방하는 등 법적으로 정당하지만 윤리적으로는 합당하지 않은 상황 등도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고윤석 회장은 “부당한 관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원인에 대한 대책 마련이 이뤄져야 하고 제약산업과의 관계에 있어 의료인들과 의료기관들은 공공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성기자 lys@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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