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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 살리기, 단타 위주 정책으론 실패"
[ 2011년 09월 21일 21시 21분 ]
겸손하고, 또 겸손했다. 1973년 의과대학을 졸업한 이후 30년을 훌쩍 뛰어넘어 대장항문이라는 한 길만을 걸어온 이라면 제법 어깨에 힘이 들어갈 만도 한데 그는 인터뷰 내내 몸을 낮췄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문홍영 교수[사진]. 지난 20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특별한 소명의식을 가지고 대학에 남은 것은 아니지만 그저 묵묵히 오늘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고 환자에게 마음으로 다가가는 의사로 살아왔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다가 이내 30년을 관통하는 시간을 보내오며 젊은 의사들이 외과를 외면하는 작금의 현실에 마음이 아프고 저절로 고개가 떨궈진다고 했다.

"전 국민 건강보험제도가 도입된 이후 건강보험 수가 체계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판도 자체가 변한 것이다. 특히 외과의 경우 수입이 현격히 떨어졌고 시설, 장비, 인력 등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 점점 더 외과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지난 2009년 7월 보건복지부가 카드로 내놓은 '외과 수가 30% 인상' 역시 묘책이 되지 못했다. 해결은 커녕 빅4 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병원들에는 상대적인 박탈감만을 안겨줬다고 판단하는 그다.

잘못 끼워진 단추인 것일까. 문 교수는 "외과라는 학문 자체가 상당히 매력적임에도 불구하고 엇박자 정책으로 인한 의료 불균형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일각에서는 전공의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인데다 수련 중에 그만두는 레지던트도 생기다보니 그들을 나무라고 꾸짖는 것은 이 곳 물정을(?) 모르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힘들고 위험한 과목은 기피하고 '쉽게 개원하고 안전하게 돈벌이가 되는 전공'을 선호하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병원의 맥박으로 여겨져 왔던 외과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게 된 것이다."

때문에 우수한 인력을 양성해야 하는 교육자로서 그들의 장래와 향후 진로는 그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한다.

"개원 용이하도록 외과 전공의 교육 다양화 고민"

특히 그는 "향후 전공의들이 개원이 용이하도록 경계를 허물고 교육 과정에 여성 질환, 유방외과, 갑상선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고자 고려해봤다"고 언급하면서 왜곡된 현 주소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 정책과 관련 "단순히 수가 인상 등으로 간단히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눈에 보이는 단타 위주의 정책보다 종합적인 대책을 정부에서 제시해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실력있는' 의사를 양성하기 위한 제도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데다 그야말로 옥상옥으로 점철되는 전공의 교육에 대해 쓴 소리를 던진 셈이다.

동네에서 외과라는 간판이 사라진지는 오래고 유방외과, 갑상선외과에 눈을 돌리는 외과의들은 갈수록 늘고 있다.

그나마 대장항문의 경우 외과의로 개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선택하고 있어 사정이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이제는 대장항문 분야도 포화상태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문 교수는 "외과의사는 목수가 아니다. 단순히 칼잡이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라면서 "자신만 생각하는 의사가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교육자로서 관심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이 각 분야에서 전문적 식견과 지혜를 발휘함으로써 막힌 곳은 뚫어 주고 굽은 곳은 펴 줄 수 있을 때라야 의료 분야의 모든 부분이 유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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