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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태국대사 부인 사망과 한국 병원
[ 2011년 09월 27일 22시 02분 ]
주한 태국 대사 부인의 의료사고 논란이 의료관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국내 의료계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해외환자 유치 못지않게 의료사고 예방과 대처방안 마련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울 수 있는 적절한 사례라는 분석이다.
태국 대사 부인의 경우처럼 국내 병원을 찾은 외국인 환자에게 의료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외국인 환자가 선택할 대처방법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내국인과 외국인 구분 없다
국내 병원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외국인 환자와 보호자가 취할 대처방법은 기본적으로 내국인과 다르지 않다. 정부는 외국인 환자를 내국인과 똑같이 대우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외국인 환자의 의료분쟁 대처 방안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면서 “의료심사조정위원회나 한국소비자원을 통해 조정이나 중재를 요청하거나, 민사소송이나 형사소송을 거쳐 법적인 판단을 요구하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내년 4월부터는 달라진다. 새롭게 제정된 의료분쟁조정법은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중재와 조정을 통한 의료분쟁 해결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외국인도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통해 의료분쟁을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의료분쟁조정법은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환자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외국인 환자가 공식적으로 국내 의료법 대상에 포함됐다.
또 의료사고를 겪은 외국인 환자가 새롭게 설립될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통해 의료사고에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한 것은 외국인들에게 한국 의료서비스에 대한 신뢰감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의료심사조정위원회의 분쟁해결 건수가 미비하고 외국인이 국내에서 소송과 고발, 재판을 진행하기엔 어려움이 많다는 한계가 있다”면서 “그러나 내년부터는 외국인 환자가 보다 쉽게 의료사고에 대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의료계, 외국인 환자 의료사고 발생 시 손해배상 대응책 미비
외국인 환자의 의료사고 대처 방법이 다양하고 쉬워지면서 의료기관의 부담은 커질 것이란 예상이다.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대부분 병원측의 손해배상이란 과정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애초 의료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치료과정에서 맡은 바 책임과 주의를 다하는 것이다. 그러나 불의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의료기관도 만반의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진흥원 관계자는 “의료분쟁조정법으로 분쟁 과정이 해결됐다면 이제 손해배상제도를 마련해야 할 때이다. 이는 병원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말했다.
병원이 비용을 지급하는 방법엔 크게 개별적인 해결, 의료분쟁조정법에 의한 손해배상금 대불제도를 통해 마련하는 방안과 의료사고손해배상보험을 통한 지급, 개원의회나 의협 같은 단체의 공제회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손해배상금 대불제도를 이용하는 방법은 의료사고분쟁조정법이 시행되는 내년 4월부터 가능하고, 대부분의 의료사고손해배상보험은 외국인 환자를 담보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공제회에 속하지 않았거나 공제회의 내적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진흥원 관계자는 “이러한 문제점을 염두해 진흥원이 외국인을 담보로 하는 의료사고손해배상보험 상품을 개발했다”면서 “그러나 중요한 의미를 지닌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관이 보이는 관심은 높지 않다”고 귀띔했다.
실제 병원 규모와 상관없이 외국인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의료사고가 날 경우에 준해 맞춤형 대비책을 마련한 사례는 드물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외국인과 내국인에 구분을 두고 있지 않다.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외국인도 내국인과 똑같은 권리를 갖게된고 병원도 구분없이 대우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남 모 성형외과 관계자는 "손해배상보험 약관에 외국인의 보상항목을 더했다"면서 "수술 전 동의서를 통해 문제가 발생하면 법적인 해결을 기본적인 방법으로 한다는 점을 명시해두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 대사가 순천향대학병원을 고소한 사례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외국인 환자에게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손해배상 여부와 그 범위를 얼마만큼 어떠한 방법으로 정할 것인가가 대비책의 전부는 아니란 분석이다.
외국인 환자마다 각기 다른 문화와 언어의 차이를 반영한 감성적 해결책도 마련되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같은 종류의 의료사고가 발생했더라도 가족 중 한 명이 치료를 받을 때에도 모든 가족이 함께 오는 중동 지역 국가 환자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여기는 북아아메리카와 유럽 지역 환자를 대하는 병원의 표정은 달라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진흥원 관계자는 “대부분 의료기관이 자신들 병원엔 외국인 환자의 의료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날로 외국인 환자가 증가하는 요즘이 바로 의료기관의 의식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차이용 삿찌빠논 주한 태국대사의 순천향대학병원 고소 사건과 관련, 경찰은 "태국대사가 고소 의사를 밝힌 이후 이렇다 할 진행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현재 주한 태국대사는 태국에 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후 절차를 진행하려면 고소 대리인을 지정해 경위진술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차이용 삿찌빠논 주한 태국대사는 고소 대리인을 지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조민경기자 jj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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