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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의료계와 윤리의식
[ 2011년 10월 04일 21시 37분 ]
윤리라는 말만 나와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던 시대는 옛말이 됐다. 전 세계가 고민하는 낙태와 존엄사와 같은 생명윤리를 넘어 여론은 성추행, 리베이트, 세금 포탈 등 형사사건과 같은 개인 차원 문제로도 집단의 윤리의식을 재단하고 있다.
특히 최근 여론을 들끓게 만든 일부 의사ㆍ예비의료인들의 윤리 문제가 잇따라 터지면서 의료계는 자기반성 움직임과 함께 근본적 대안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진료와 연구를 아우르는 학계를 비롯해 의과대학생 교육과 대학 평가를 담당하는 교육계, 일선 현장의 개원가까지 그 노력은 다방면에서 현재진행형이다.
실제 의료계가 윤리문제에 이토록 동시다발적으로 민감하게 대처했던 때도 드물 것이다. 늦었든 빠르든 의사 단체에서 과학ㆍ의학적 사고를 넘어 윤리적 사안에까지 돋보기를 대고 나선 것은 주목할 만한 행보다.
이처럼 윤리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이 저변에 깔리면서 그 대책에 대한 안팎의 기대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촘촘한 연결고리와 구심점 찾기에 대한 목소리가 유효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윤리지침과 관련 문항의 국가시험 반영, 의대 인증평가 필수 항목 포함 논의 등 윤리의식 고취를 위한 제도가 검토되고 있지만 이를 종합적으로 바라보는 눈도 뒤따라야 한다는 시각이다.
“윤리의식 제고에 대한 구체적인 노력들이 여러 각도에서 진행되고 있으나 다소 따로 놀고 있는 듯한 인상”이라는 일부 의견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동일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노력이기에 쓸데없는 중복을 피하면서도 방향성을 같이하며, 의료계의 합의를 얻고 실제 행동과 사고 전환으로 구현시킬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이 중요하다.
의료인의 윤리의식이 단순 법적 처벌과 지침, 평가로 해결될 수 없다는 점에서 의대 교육과의 긴밀한 교집합 찾기에도 공을 들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전문성과 윤리가 미묘하게 만나는 지점들을 위해 각 학회 및 대표 의사 단체들은 치열한 격론의 과정이 필요할 테지만 각기 다른 온도 차로 여전히 공론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쉬움이다.
이제 여론은 예전처럼 미온적이지 않다. 일련의 사건을 목격하면서 의료인을 바라보는 눈초리에는 날이 서 있음이 분명하다.
“결국 우리 의사들이 자정작용을 하지 못해 지금에 이르렀다. 당장 액션을 취하지 않으면 ‘의사들은 대체 뭐하는 것이냐’란 비난을 받게 될 것”이란 의료계 내부의 우려가 코 앞의 현실이 될 수도 있단 얘기다.
그동안 의료계의 윤리문제에 대한 꾸준한 성찰이 사회로부터 설득력을 얻고 신뢰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반짝 바람이 아닌 제대로 된 결과물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인 것이다.
김선영기자 ks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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