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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당뇨병 전문가들 제언 귀담아야"
[ 2011년 09월 30일 03시 44분 ]
“대한당뇨병학회는 지난 6개월 동안 복지부와 상당히 많은 접촉과 노력을 했다. 불철주야로 진행해 온 노력에 비해 결과가 좋지 않은 방향으로 나왔다. 결론적으로 10월 1일에 시행되는 본인부담률 차등제도는 환자에게 더 부담시키겠다는 것으로 기본적으로 잘못된 정책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박성우 이사장(강북삼성병원 당뇨센터 소장)[사진]은 지난 29일 '경증질환 분류 및 약국본인부담률 차등 적용 관련 당뇨병 환자 인식 조사' 결과 발표 자리에서 내달부터 시행되는 당뇨병 환자의 약값 본인부담율 차등제도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그동안 학회 차원에서 꾸준히 반대 견해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학회 입장은 반영되지 않은 채, 여러 위험성과 문제점을 안고 있는 정책이 시행된다는 것이다.

박 이사장은 “당뇨병을 공부하고 예방해야 할 책임이 있는 학회로서 이러한 정책이 시행되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다. 내달부터 시행되는 제도로 결국 몇 년 후 당뇨병 합병증이 더 많이 발생할 것이며, 심한 합병증이 발생하고 난 뒤에야 병원을 찾게 되는 비율이 높아져 당뇨병 관리가 지금보다 후퇴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복지부에서 내건 제도엔 여러 문제점이 있다”면서 “산증과 혼수 같은 극단적 반응을 제외한 합병증을 앓는 모든 당뇨병 환자가 이 정책의 대상으로 포함되어 있다는 점과 동일한 질병은 차등제도로 적용되지 않는 등 불합리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박성우 이사장은 이어 “합병증이 있는 당뇨병 환자들은 진료과목에 따라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금처럼 종합병원을 이용하면 한 의료기관에서 치료받으면 되지만, 앞으로 차등적용을 피하려면 개별 의료기관 방문하게 되어 불편을 유발할 수 있고 의료비용이 이중으로 발생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학회가 합병증이 있는 당뇨병 환자의 치료 문제를 지적했을 때 복지부는 당뇨병 환자를 질병코드를 바꿔 진료가 가능하게 할 것이란 해결책을 마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한당뇨병학회는 질병 코드를 바꾸는 일은 커다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는 의견을 표했다.

박성우 이사장은 “질병 코드를 바꾸면 의사의 진료윤리가 흔들리게 되고, 국가 질병 관리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심장병이 있는 당뇨병 환자를 심장병 환자로 분류해 치료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는 말이라고 생각된다”면서 “이러한 위험성을 감수하면서까지 이 정책을 시행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정부 관계자 중엔 제도를 시행하면서 차츰 고쳐나가지 시행하기 전부터 왜 이렇게 반대하느냐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면서 “그러나 실패할 것이 뻔히 보이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정책이 시행돼 환자의 건강이란 돌이킬 수 없는 가치를 망가뜨리는 것을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나라 당뇨병 인구는 400만 명이다. 더욱 섬세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성우 이사장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 및 대형병원 쏠림현상 개선을 위해 추진되는 약국 본인부담률 차등제도에서 당뇨병을 제외할 필요가 있으며, 정부는 의료기관별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하고 의료기관 종별 진료의뢰체계를 강화할 책임이 있다”는 학회차원의 공식 제안을 발표했다.

그는 이어 “합병증 예방과 효율적 관리를 위해 의료기관 간 유기적 전달체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민의료비 부담 경감과 당뇨병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의료기관 진료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하며, 국가 당뇨병 관리목표를 세워 의료기관이 협조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민경기자 jj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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