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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인하가 문제가 아니라 순서가 잘못됐다"
[ 2011년 10월 06일 21시 18분 ]
최근 정부가 내놓은 일괄 약가인하 방침이 내년부터 시행되고 신약 개발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제약계는 예전과 전혀 다른 환경에 들어서게 됐다.

그러나 신약개발은 찬성하지만 약가인하는 이에 커다란 장애물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제약계의 공통분모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회장 이강추) 역시 정부 정책에 쓴 소리를 날렸다.

신약개발연구조합의 이강추 회장[사진]은 6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약가인하 정책에 대해 “한 마디로 시대를 역행하는 제도”라고 일침했다.

골자는 정부가 굳이 약제비 절감을 위해 약가를 타깃으로 잡았어도 업계의 R&D에 대한 지원과 시기적으로 맞물리지 않아 ‘선(先) 몰락 후(後) 지원’의 형태가 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강추 회장은 “선진국들을 보더라도 정부 재정절감을 위해 약가는 인하되고 있다. 다만 이들 국가는 다른 보완책을 확실히 해준다. 약가인하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약가를 즉각 인하하는 것이 문제”라며 “제약계가 다 죽은 후에 지원하면 무슨 소용이냐”고 힐난했다.

정부가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으로 약가 우대나 세제감면 등의 지원을 해주겠다지만 시기적으로 약가인하가 이뤄진 다음에 진행되기 때문에 지원의 효용성이 무의미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신약을 많이 확보한 다국적 제약사들과 동일선 상에서 같이 뛰어나가야 하는 상황이지만 정부는 무리하게 약가인하를 추진하고 있다”며 “정부 지원과 약가인하는 균형을 맞추며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제약사 증발하면 정부도 좋겠냐"

특히 현재 17개의 신약이 등재돼 있는 가운데 각 제약사들 마다 신약 개발에 총력을 펼치고 있는 시점에서 정부의 이러한 방침은 제약계의 마지막 남은 기력조차 뺏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이 상황에서 정부가 충격을 주는 것은 제약계 의지를 꺾는 것이자 목줄을 조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일본도 약가인하 정책에 따라 현재는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약가가 반값이 되면 단순하게 수입이 절반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져 회사 유지의 근간이 흔들리게 되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특히 그는 R&D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회사들도 약가인하로 회사의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그 의지는 물론 폐업하는 회사들까지 나타날 것으로 관측했다.

이 회장은 “왜 정부는 이러한 구체적인 부분들을 못 보는지 모르겠다. 외국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한다”며 “신약개발연구조합의 구체적인 자료들을 통해 시뮬레이션 해보면 업계는 서서히 후퇴할 수 밖에 없다. 제약계는 증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이강추 회장은 “정부의 혁신형 기업 선정에 있어서도 큰 회사야 혁신성이 있겠지만 작은 회사도 큰 나무가 될 씨앗들이 많다”며 “1000억 매출 이상인 회사의 경우 7% 이상의 R&D 투자가 필요하다는 기준보다는 업체별로 구체적으로 평가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영성기자 lys@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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