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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항생제 내성균 치료물질 개발
[ 2011년 10월 09일 20시 57분 ]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결핵균 등을 죽이는 항생제 카나마이신이 미생물 안에서 어떻게 합성되는지, 반 세기 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원리를 국내 연구진이 세계에서 처음 밝혀냈다.

더구나 연구진은 이 원리를 응용, 카나마이신을 비롯한 아미노글리코사이드 계열 항생제 내성균을 효과적으로 공격하는 새로운 항생물질까지 개발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윤여준 이화여대 교수, 송재경 선문대 교수가 주도하고 박제원 선문대 교수, 박성렬 이화여대 박사가 참여한 연구팀이 '이종(異種)숙주' 기술을 이용해 카나마이신 합성 과정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아미노글리코사이드(Aminoglycosides) 계열 항생제는 육각형 탄소 고리(cyclohexane) 뼈대에 아미노당(amino sugar)을 포함하며, 주로 토양 미생물인 방선균(Actinomycetes) 안에서 합성된다.

대부분 아미노글리코사이드 항생제는 세균 속 '단백질 합성공장'격인 리보솜(ribosome)에 결합해 세균의 단백질 합성을 막아 결과적으로 세균을 죽인다.

카나마이신(Kanamycin)은 대표적 아미노글리코사이드 계열 항생제로, 1957년 일본의 미생물학자 우메자와 하마오(Umezawa Hamao)가 방성균의 일종인 '스트렙토마이세스 카나마이세티쿠스'에서 처음 발견한 이후 결핵균, 양성 및 음성 그람균 등의 치료에 널리 사용돼왔다.

그러나 발견된 지 50년이 넘도록, 방선균 안에서 카나마이신이라는 화학물질의 합성 과정과 원리는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카나마이신을 생산하는 '스트렙토마이세스 카나마이세티쿠스'의 유전자 조작이 어려워, 이 균의 여러 유전자 가운데 일부를 선별적으로 넣거나 빼 가면서 카나마이신이 제대로 합성되는지 살펴보는 실험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구진은 카나마이신 합성에 관여하는 것으로 짐작되는 유전자들을 유전자 조작이 쉬운 또 다른 방성균인 '스트렙토마이세스 베네수엘라' 안으로 옮겨 발현시키고 나서 어느 유전자가 카나마이신 합성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관찰했다.

이처럼 유전자 조작이 어려운 균주의 유전자를 조작이 쉽고 생산성이 뛰어난 균주에 옮겨 발현시키는 방식을 '이종숙주 발현'이라고 한다.

그 결과, 실제 카나마이신의 합성은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예상된 합성 경로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최종 결과물인 카나마이신(카나마이신A)은 카나마이신 종류 가운데 C와 B를 거쳐 합성된다는 것이 기존 학설이었으나, 실제로는 B나 C와 상관없이 새로운 종류인 '카나마이신X'와 여러 중간체(화학물질)를 통해 생성됐다.

카나마이신 합성 과정을 파악한 연구진은 또 다른 아미노글리코사이드 계열 항생제인 '부티로신'으로부터 'AHBA'라는 화학물질을 합성하는 유전자들을 꺼내 '스트렙토마이세스 베네주엘라' 균 속에 추가하고, 새로운 물질의 합성을 유도했다.

그 결과 새로운 화학구조의 항생물질(1-N-AHBA-카나마이신X)을 얻을 수 있었다.

이 물질의 항균력을 시험해보니, 기존 항생제 카나마이신과 아미카신에 내성을 가진 균들을 죽이는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아미카신은 1970년대 카나마이신을 원료로 화학합성을 통해 얻은 2세대 항생제다. 카나마이신 내성균 치료를 위해 개발됐으나, 이미 아미카신 등 2세대 항생제에 대한 내성균들도 속속 발견되고 있다.

윤여준 교수는 "아미노글리코사이드 계열 항생제의 합성 과정을 밝히고 새로운 항생물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며 "이 기술은 기존 의약품의 특정 화학구조를 바꾼 신약 개발 등에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 '네이처 화학생물학(Nature Chemical Biology)' 9일 자에 실렸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연합뉴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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