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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의사들 색안경 낀 시선 매우 부담"
[ 2011년 10월 07일 21시 37분 ]
수치같은 가시적 성과 집착하는 정부와 편견 있는 의사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지난 2007년부터 학교정신보건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건강검진 관리 과정에서 신체건강뿐 아니라 정신건강도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두고 심지어 의사 중에서도 못마땅해 하거나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들이 많다. 게다가 정부는 가시적인 성과에만 집착한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반건호 이사장[사진.경희의료원 정신과]은 "이 땅의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총괄적인 사업이 절실한데 현실이 녹록치 않다"며 아쉬워했다.

반 이사장은 “여성가족부와 보건복지부, 교육과학기술부가 각자 청소년정신건강사업을 운영하기 때문에 비전문가 참여율이 높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그러나 이보다 우리를 더욱 기운 빠지게 하는 건 소아청소년의 정신건강을 증진시키고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회의 행보에 같은 의사들이 보내는 편견의 시선”이라고 전했다.

같은 의료계 내에서도 정신건강의 관리와 증진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학회의 행보에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의사들이 많다는 설명이다. 밖에서는 정부의 근시안적 정책과 싸우고 안에서는 같은 의료인들의 편견과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대한소아청소년의학회는 굴하지 않고 의료계 밖에서의 역할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청소년정신건강사업 등 의료계 밖에서 학회가 제대로 활동하면, 의료계 안에 존재하는 편견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란 생각에서다.

반 이사장은 “왕따와 학교폭력, 게임중독에 찌든 학생들의 모습은 이미 너무 보편화돼 있어 그에 따른 병폐가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전체적인 학생 정신건강을 증진시키는 사업이 절실한데, 정부는 사업효과를 수치로 환산하는 데 집중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그는 이어 “왕따를 주도하는 학생들에게 ‘다른 사람도 나만큼 소중한 존재’라는 생각을 지니게 하는 것이 사업의 효과요 목적인데 정부는 ‘이 사업으로 왕따가 몇 퍼센트 줄었다’는 결과를 내려 한다”면서 “그러나 정신건강 분야는 ‘기생충퇴치사업’처럼 가시적인 효과가 즉시 나타나기 어렵다. 효과를 수치화하기엔 더욱 힘든 분야”라고 설명했다.

‘ADHD 퇴치사업’이나 ‘청소년 우울증 퇴치사업’보다 ‘예방사업’으로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단 설명이다.

"다양한 분야서 활동하는 정신건강 전문의 많아져야"

아직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소아청소년의 정신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기는 더욱 쉽지 않은 일이다.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정부도 손발이 맞지 않는 상황이다.

반건호 이사장은 “학회 회원들이 학교보건사업이나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사업 등에 관여할 수는 있지만, 직접 정책을 제안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전문의들이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소아청소년의 정신건강 관리와 증진의 중요성을 사회에 널릴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인식을 반영해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7일 삼성서울병원에서 개최한 추계 학술대회에서 ‘나는 소아정신과 의사다’란 강연을 진행했다.

이 강연은 성폭력 방지 운동과 학교보건사업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연세대 의과대학 신의진 교수와 한국얀센 최성구 부사장, 임태식신경정신과원장의 강의로 꾸려졌다.

반건호 이사장은 “이번 강연은 추계학술대회에 참석한 200여 명의 전공의에게 다양한 진로를 소개하고자 마련됐다”면서 “전공은 같지만, 너무 다른 일을 하는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미래를 두고 여러 그림을 그려볼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조민경기자 jj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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