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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외래진료실 앞 TV 속에서 한 자궁경부암 환자가 입을 열었다. “내가 욕심이 너무 많았다.”
항암 치료를 잘 이겨낸 TV 속 환자가 퇴원을 하며 활짝 웃자 진료실 앞 환자들의 얼굴에도 웃음이 묻어난다.
요즘 원자력병원 외래 진료대기실에서는 원자력병원판 인생극장 ‘암투병기’가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원자력병원에서 암 치료를 받는 환자가 직접 출연해 가감 없이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우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진심으로 다가설 수밖에 없다.
원자력병원 기획으로 지난 6월부터 원내방송을 통해 송출되고 있는 ‘암투병기’는 편당 7~8분 분량의 미니 다큐멘터리다.
지난해 가을 첫 촬영에 들어가 지금까지 1편 ‘자궁경부암’을 비롯해 위암, 대장암, 간암, 폐암, 감상선 암 등 총 10여 편이 제작됐다.
평균적으로 1편당 1개월 정도 촬영하지만 정기적으로 동위원소 치료를 받아야 하는 갑상선 암 등 암 별 치료 특성에 따라 7~8분짜리 프로그램을 위해 3~4개월을 촬영하기도 한다.
프로그램 기획ㆍ제작을 주도하고 있는 원자력병원 홍보팀은 “환자가 직접 자신이 겪는 암을 설명 하도록 해보자는 것이 기획 의도”라면서 “암 치료 및 극복 과정을 카메라에 담아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환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반응은 아주 좋다. 특히 치료를 받으면서 삶을 돌아보고 힘든 과정을 이겨내는 과정이 시청하는 환자들의 감성을 크게 자극하고 있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다큐멘터리 요소요소에 등장하는 의료진은 환자들이 실제 경험하는 상황에 대한 설명을 추가함으로써 암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한다.
병원 관계자는 “간혹 ‘나도 암 환잔데 왜 자꾸 암에 대한 것만 보여주느냐’는 항의가 있기도 하다”면서 “완치환자 등산대회 등을 영상으로 담아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꾸리는 등 다양한 포맷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 포맷 다변화 외에도 병원은 환자 섭외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환자들은 자신이 암에 결렸다는 것 자체가 큰 충격이기 때문에 선뜻 촬영을 허락하지 않는다. 특히 어린이, 청소년 환자들의 경우 상실감이 성인들보다 커 섭외 및 촬영은 더욱 어렵다.
원자력병원은 환자만이 환자 마음을 위로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며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어린이, 청소년 환자들이 특히 많은 ‘골육종’(뼈암)에 대한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며 이미 청소년 환자 섭외도 마쳤다.
병원 측은 앞으로 4년 정도면 모든 암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제작이 가능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자력병원 유상영 홍보실장(산부인과)은 “현재는 외래진료 대기실에만 방영되고 있지만 시스템을 마련해 병실에서도 원하는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향후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유상영 실장은 이어 “우리 프로그램이 환자의 감성을 일깨우고 용기를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