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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병원 의사들 교수신분 '불인정' 후폭풍
[ 2011년 10월 13일 21시 33분 ]
[초점]대법원이 을지대 의과대학 협력병원 의사들의 교수신분을 현 상태에서 유지할 수 없다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대학 전임교원으로 임용해 협력병원에 파견 형식으로 근무 중인 전속 전문의들의 교수 권한이 불확실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대법원은 학교법인 을지학원이 교육과학기술부를 상대로 제기한 ‘감사결과처분요구처분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이를 기각한다. 상고 비용 역시 원고가 부담 한다”고 13일 최종 판결했다.

이번 소송은 교과부가 지난 2007년 을지대에 대한 회계감사를 통해 의료법인 을지병원의 전문의를 대학 전임교원으로 임용한 사항을 지적, 개선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교과부는 당시 △파견 전속 전문의에 대해 전임교원으로서 의과대학 및 부속병원에서 교육ㆍ연구ㆍ임상실습을 전담할 수 있도록 조치하거나 △겸임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 시행토록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을지학원은 이에 불복하고 2008년 서울행정법원에 감사결과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 패소했고 서울고등법원 항소심도 기각됐다.

4년 간 지속돼 온 이번 법적 공방에서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교과부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을지의대 협력병원 소속 전문의들의 교원 자격에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법원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을지병원 파견 전문의가 일부 임상교육 업무를 수행하고 있더라도 주 업무는 외래 환자 진료에 있는 것으로 보여 고등교육법상 전임교원의 실질을 갖췄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파견 임상교육 전문의를 고등교육법상 인정되는 전임교원으로 보거나 외래진료를 하는 전문의 지위와의 관계상 소위 ‘이중적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면서 “이처럼 판단한 제1심 판결을 유지했다”고 못 박았다.

"한 병원만의 문제 아니다" 불안한 의료계
사학연금·건강보험 환수 등 난제 많아

이번 사건에 해당하는 을지병원 교원 수는 약 100명이지만 같은 상황에 놓여있는 다른 의대로까지 확장시키면 1000명을 훌쩍 넘는 의사들이 한 배를 타고 있는 셈이다.

현재 의대 소속 교원을 파견ㆍ겸직허가ㆍ근무지 지정 등으로 협력병원에서 진료 및 교육을 하도록 한 곳은 을지대를 비롯해 관동의대ㆍ성균관의대ㆍ울산의대ㆍ차의대ㆍ한림의대 등이다.

특히 단순히 교수 직함에 따른 권한 및 명예 축소뿐만 아니라 사립학교교직원 연금 및 국민건강보험 가입 문제와도 맞물려 있는 사안이기에 이번 판결 후 조치에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1심 판결문에 따르면 을지대의 경우 을지병원에 파견 근무하는 전속 전문의를 을지대 소속 교원으로 사학연금에 가입시켰다. 이에 따라 개인부담금, 국가부담금 및 법인부담금 등이 규정에 따라 진행됐다.

국민건강보험도 해당 의사들이 을지대 사업장 명의를 통해 교원으로 가입돼 직장가입자, 사립학교를 설치ㆍ운영하는 자, 국가가 나눠서 보험료를 부담해 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질적 조치가 이뤄진다면 환수와 더불어 개인부담금 부분에 대한 의사들의 문제제기가 이뤄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소송사태로까지 발생할 수 있는 극단적 해석도 나올 법한 것이다.

국회서 입도 못 뗀 협력병원 교원 해결 법안
후속 조치·해결책 고심하는 교과부

이에 따라 교과부는 연구용역과 공청회에서 처분을 단행했을 때 의료계에 미칠 파장과 협력병원의 의학교육적 명분 등이 대두되자 문제를 인지하고 제도 개선에 나서왔다.

병원 임상실습이 중요하다는 의학교육 특성과 일부 협력병원의 경우 교수들의 연구업적 및 학생실습 여건이 다른 부속병원들보다 나은 상태로 평가받고 있는 등 여론을 반영한 것이다.

이에 교과부는 사립의대 교원의 협력병원 겸직이 가능토록 하는 법적 근거 마련에 나서 지난 해 사립학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정부안으로 내놓았다.

그러나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으며 특히 개정안에는 무분별한 겸직 근무를 방지하기 위해 그 범위, 기준 및 절차를 구체적으로 시행령(대통령령)에 규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됨에 따라 쟁점 사안의 접점 찾기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과연 몇 명의 협력병원 교원에게 겸직을 허용할 것이며, 어떠한 방식으로 이들을 선별해 낼 것인가 하는 문제 등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아직 이에 관해 기준이 완전히 마련되지 않았다. 국회의 법안 문제도 남아있고, 을지학원 사건의 최종 판결을 지켜본 후 종합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과부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어 빠르게 진행시키지 못하는 처지다.

그는 이어 “이 사안은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섣불리 현재의 논의 과정을 얘기할 수 없다”고 꺼리면서 을지학원에 대한 실제적 처분에 대해서도 “해야 하지만 법안 문제 등 아직은 깊게 들어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김선영기자 ks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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