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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예산 줄여라" 한파 엄습 제약계
[ 2011년 10월 17일 03시 00분 ]
의료계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삭감 알러지’가 최근 제약계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진료비 삭감이 아닌 예산이 문제다.

매년 이 맘 때는 각 제약회사들의 차기년도 예산편성 시즌으로, 한 푼이라도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각 부서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하지만 올해는 곳곳에서 탄식이 터져 나오고 있다. 리베이트 쌍벌제에 이은 잇단 대규모 약가인하로 인해 모든 회사들이 긴축 재정이 들어간 탓이다.

실제 제약업계에 따르면 가장 많은 예산이 책정되는 마케팅 부서의 경우 전년대비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까지 예산 삭감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쌍벌제로 인해 정기적인 학회 지원활동이 원천봉쇄 됐을 뿐만 아니라 마케팅 방식에서도 운신의 폭이 줄어 들면서 예산 확보가 어렵다는 전언이다.

일부 제약사 마케팅 부서의 경우 공정경쟁규약 등 각종 규제에 막혀 올해 책정된 예산을 집행하지 못한 경우도 발생, 내년 삭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내년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가 예정돼 있어 일선 마케팅 부서들의 예산 확보에 이미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현상유지만 해도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국내 A제약사 항암제 PM은 “회사 측에서 예산을 최소화 하라는 지시가 이미 내려온 상태”라며 “현재 예산을 짜고 있는데 막막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국내 B제약사 순환기 담당 부서 관계자 “전년보다 30%로 줄인 예산을 제출했지만 얼마나 더 삭감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마케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한 숨을 내쉬었다.

‘예산 삭감 알러지’는 다국적 제약사 역시 예외가 아니다.

C제약사 소화기 제품 담당 PM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올해 예산을 그대로 유지만 해도 선전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사실상 그럴 확률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D제약사 류마티스 치료제 담당 PM은 “복지부와의 워크숍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예산 편성을 미뤘는데 실망스럽다”며 “우선 30% 선에서 줄인 예산안을 제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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