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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내 완연한 '시술 인증시대' 도래
[ 2011년 10월 21일 01시 10분 ]
의료기관 인증제가 의료계에 던진 충격과 파장은 신선했다. 그 여운이 끝나기도 전, 또 다른 충격이 예고되고 있다. 바로 의료기관 인증보다 세분화·전문화된 ‘시술인증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전망이다. 대한심장학회 심혈관중재연구회가 주관하는 ‘심혈관중재시술인증’에 이어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가 ‘우수내시경인증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시술 인증 시작…'심혈관중재시술인증제' 관심
국내 시술 인증의 서막을 올린 것은 대한심장학회 심혈관중재연구회가 주관하는 ‘심혈관 중재시술 인증제’이다. 심혈관중재연구회는 ‘급증하는 심혈관질환자를 위해 최소한의 안전성을 보장하는 인증제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심혈관중재시술 인증을 기획했다.

심혈관중재연구회 윤정환 총무이사는 “최근 노령화로 심혈관 질환이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인증제를 준비할 땐 110개 병원에서 시술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130개 넘는 병원에서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급종합병원뿐만 아니라 중소병원에서도 심혈관 중재시술 사례가 늘어 적정 진료에 대한 요구도 늘어나고 있다. 중재시술연구회에서 시술의 안전성과 의료기관 및 의료진의 내실을 기한다는 의미에서 인증제를 구상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취지는 이해가 가지만 과연 심혈관중재시술인증제가 의료계 내에서 자리를 잡을지 에 대해 확실히 말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시술인증이 국외에선 흔한 일이지만, 국내에선 처음 시도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또, 심혈관중재시술을 행하는 의료기관은 시술인증을 꼭 꼭 받아야 한다는 강제성도 없는데다, 인증비용을 당사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점도 의구심을 높이기에 충분한 요소였다.

그러나 지난 7월, 심혈관중재연구회가 처음으로 진행한 인증제의 뚜껑을 열어보니
그 결과는 놀라웠다. 대한심장학회 심혈관중재연구회가 공개한 인증기관과 인증의 명단은 큰 규모였다. 전국 83곳의 의료기관과 전문의 294명이 심혈관중재시술 인증을 받았다. 인증을 신청했지만, 조건을 만족하지 못해 인증을 받지 못한 의료기관이 10곳, 전문의는 17명에 이른다. 이번에 인증을 통과하지 못한 이들은 다음 인증을 통과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전언이다.

심혈관중재연구회 임도선 관리이사는 “처음 진행된 심혈관중재시술인증제에 심혈관중재시술을 행하고 있는 국내 의료기관 140곳 중 93곳이 신청했고, 전문의는 450명 중 311명이 신청했다”면서 “인증받지 못한 기관과 전문의들도 차후 인증을 받기 위해 여러 가지로 애쓰고 있다”고 귀띔했다. 심혈관시술을 시행하는 의료기관 중 60%, 전문의 중 65%가 인증 신청을 할 정도로 심혈관중재시술 인증에 보인 의료계의 반응은 놀라웠다.

“시술 인증은 시대 흐름”
심혈관중재시술 인증은 의료기관이라면 인증을 꼭 받아야 한다는 강제성이 없고, 인증대상자가 되기 위한 자격 조건도 연수평점 10점 이상에 2년간 150례 이상의 시술경력이 있어야 하는 등 까다로운 편이다. 게다가 인증효력은 5년 동안만 보장된다. 인증을 유지하려면 그동안 꾸준한 관리와 변화를 거듭해야 한다. 이러한 심혈관시술 인증에 의료기관과 전문의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심혈관중재연구회 임도선 관리이사는 “사회 전체적으로 인증에 대한 요구가 많아졌다”면서 “질환의 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다양한 시술이 행해지고 있다. 이러한 시술들에 대한 일정 기준 이상의 진료 수준이 요구되는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심혈관중재연구회뿐만 아니라 다른 학회들도 인증제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시술에 대한 인증은 로봇 수술 등 시술이 다양해지면서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기관 인증이 과목별로 점수를 매긴 뒤 학생별로 등수를 매기는 과거 방식이라면, 시술인증은 과학과 음악 등 개개인의 특기와 적성을 중시하는 현상과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시술 인증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것이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우수내시경인증제’추진
지난 8월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는 제45회 세미나가 열린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2011년 우수내시경 인증제-도입배경과 진행일정'을 발표했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는 “우수내시경인증제는 내시경의 질 평가와 환경 향상을 목표로 한다”면서 “궁극적으로 개원가의 내시경실 수준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우수내시경인증제가 개원가에 초점이 맞춰진 바를 시사했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한동수 윤리 및 내시경질관리이사는 “우수내시경인증제를 3년 전부터 준비해 왔다. 이 인증제는 양질의 내시경 시술로 환자의 안전보장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시경인증제는 내시경을 할 때 기본적인 것을 갖추자는 것이다. 우수내시경실로 인증 받은 의료기관은 인증마크와 증명서를 병원 홍보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우수내시경인증 통과는 환자와 의료기관 모두에게 이롭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의 우수내시경인증제는 인증 보장기간이 3년이다. 인증신청 비용은 의원급 30만 원, 병원급과 종합검진센터는 50만 원, 소화기내시경 세부전문의 수련병원은 100만 원이다.

개원가, 우수내시경인증제 반발
심혈관중재시술인증제에 의료계가 보인 반응만큼 우수내시경인증제가 환영받는 모양새는 아니다. 지난 8월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가 인증제 추진 여부를 발표를 하자마자 검진의학회와 검진의사회가 반대의 뜻을 비치더니, 지난 9월엔 대한위장내시경학회와 내과개원의사회가 공식적인 반대 견해를 표명했다.

대한위장내시경학회 이명희 회장은 지난 9월 열린 학술대회 간담회 자리에서 “현재 국가 건진을 하는 의료기관 중 많은 곳이 암 건진을 하기 때문에 별도의 질 관리는 필요하지 않다. 지금도 충분히 질 관리를 받고 있다. 그런데 또 다른 제도가 생긴다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수내시경실 인증제를 올해 종합병원과 병원급에 적용하고 앞으로 의원급으로 확대한다고 하지만, 정작 필요한 곳은 한 달에 내시경을 몇 차례 하는 곳에 불과한 사각지대에 속한 의료기관들”이라고 주장했다. 내시경실을 운영하고 있는 개원의들은 정부의 의료기관 평가와 검진기관 평가, 암 검진기관 평가 등 이미 충분한 평가를 받고 있어 별도의 인증이 필요 없다는 설명이다.

이명희 회장은 “우수내시경인증제는 개원가가 우수 내시경실을 구축하기 위해, 장비와 시설, 인력 등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뜻인데,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에 가입되어 있지도 않은데다 내시경 수가도 낮은 상황에서 가능한 일이냐”라고 반문했다.

이 회장은 이어 “학회가 개원가 현실을 너무 모른다”면서 “차라리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어느 학회에 속해 있지 않더라도 내시경을 하는 의사들이 스스로 질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소독 수가를 올리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반론에 대해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한동수 윤리 및 내시경질관리이사는 “인증제가 시행된다면 내시경 수련기관 위주로 먼저 시행한 후 인증을 원하는 사람 중 자격을 갖춘 이가 자발적으로 심사를 받게 할 계획”이라면서 “인증에 엄청난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닌데다, 결국 내시경을 하는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이로운 일”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이어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도 순환기학회와 영상의학회 등 다른 연구학회들이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인증제를 준비한 것”이라며 “내시경 인증제를 시행하는 본연의 목적을 봐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두 가지 시술 인증에 극명히 비교되는 반응
환영받는 심혈관중재연구회의 심혈관중재술인증과 극렬한 반대에 부딪힌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의 우수내시경인증제. 지금까지 국내에 등장한 시술 인증에 대한 의료계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두 인증제 다 강제성이 없고 인증을 원하는 의료기관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성격이 크게 다르지 않은데, 이렇게 반응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심혈관중재시술인증은 그동안 이 시술에 대한 객관적인 서비스의 질 측정이나 관리 수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부재했던 상황에서, 심혈관중재시술을 행하는 의료기관과 전문의들이 60% 이상의 인증 신청률을 보이며 인증제 등장을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심혈관중재연구회 승기배 회장은 “다른 학회가 우리 인증제를 벤치마킹할 만큼 의료계에 파급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낀다”면서 “이는 심혈관 중재 시술은 의사 시술 행위 중 생명과 가장 연관된 시술이라는 점을 인지해 내실을 기하려는 의료인이 많아졌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간편함과 노인인구 증가라는 요인으로 말미암아 심혈관 중재시술 수요는 점점 높아질 것이다. 인증통과병원과 비인증병원에 대한 인식차이가 점점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수내시경인증에 대한 의료계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이미 많은 평가에 시달리는 개원가가 울며 겨자먹기로 우수내시경인증제에 참여할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해당 직능을 대표하는 단체가 공식적으로 반대의 뜻을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학회가 내시경 검사와 관리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선 그렇지 않아도 낮은 수가로 허덕이는 개원가에 인증제를 도입할 것이 아니라, 내시경 검사와 관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배포하고 소독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도록 소독 수가를 높이기 위해 애쓰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술 인증이 본래 목적 달성하기 위해선…
시술 인증제가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이제도가 자리매김 하기 위해선 어떤 조건이 필요한 것일까. 실제 시술 인증을 준비한 의료인들은 ‘인증을 받을지 아니면 안받을지에 대한 해당 의료기관의 자율권’과 ‘시술 인증 본래의 목적을 살리는 것’이란 조건을 꼽았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한동수 윤리 및 내시경질관리이사는 “시술에 대한 인증 뿐 아니라 사회 정책에 이르기까지 세분화된 부분에 대해 인증을 요구하는 시대가 2~3년 내 도래할 것”이라면서 “일정 수준의 검사 규격이 정해진 인증제는 시술을 더 효율적으로 행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이다.

의료의 질을 높여 환자와 의료기관과 의료인 모두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한다는 본래의 목적이 훼손되지 않도록, 이에 집중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혈관중재연구회 임도선 인증제관리이사도 “질환의 수가 증가하면서 시술도 다양해지고 있다. 다양해지는 시술에 대해 사회가 균일한 기준을 적용해 판단하고자 하는 욕구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며,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는 시술 인증제도 활성화될 것이란 전망”이라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술 인증을 받는 의료기관이 인증을 받아야겠다는 필요성을 인식해 자율적으로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민경기자 jj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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