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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재정 절감 영상장비 수가인하 부당"
[ 2011년 10월 21일 03시 31분 ]
[해설]병원계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상대가치점수인하고시처분취소’ 소송 1심에서 예상을 깨고 승소해 후속조치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서울행정법원은 21일 처분취소를 판결함과 동시에 항소심 판결까지 수가처분의 집행효력을 정지시킨다고 결정, 만만찮은 파급력이 예상된다.

이번 처분취소 판결의 핵심은 ‘절차적 위법’에 따른 재량권 일탈ㆍ남용이다. 복지부가 상대가치점수를 직권 조정할 만한 사유가 있다는 점은 인정하나 절차 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부터 국민건강보험 재정악화에 대한 대책 일환으로 CT 15%, MRI 30%, PET 16% 등 영상장비 수가 인하를 단행했다.

이에 대해 원고 측은 “CT, MRI, PET의 경우 장비가격, 검사건수 등에 중대한 변동 요인이 없어 상대가치점수를 15~30% 인하할 정도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병원계는 또 “그럼에도 건보재정 악화에 대한 대책마련이라는 명분 아래 재원 확보 방안은 마련하지 않은 채 이 사건을 처분했다. 따라서 직권 조정할 사유 없이 이뤄진 수가 인하 조치 처분은 절차적으로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대표성 없는 일산병원 한 곳의 급여 대 비급여 비율을 기초자료로 활용한 점 △CT, MRI, PET 장비의 11~39%를 차지하는 1일 검사건수 2건 이하 장비를 통계에서 제외한 점 등을 지적, 이를 토대로 복지부가 산정한 장비 당 검사건수를 검증할 수 없음을 내세웠다.

이에 관해 재판부는 "진료비용이 현저히 변화되거나 경제지표가 변동함에 따라 복지부가 경제현실에 상응하는 CT, MRI, PET 요양급여비용이 산정될 수 있도록 상대가치점수를 직권 조정할 만한 사유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결론내렸다.

하지만 전문평가위원회의 평가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객관성 및 공정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요양급여의 상대적 가치평가는 의료행위 자체에 내재된 성격에 의해 주로 결정될 사항으로, 이 작업은 전문가에 의한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특수성을 인정한 셈이다.

재판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전체 의약계 대표자들 간 계약과 그 협상력에 의해 정해져야 할 분야라기 보단 전문가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통해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복지부가 상대가치점수를 직권조정하기 위해서는 전문평가위원회의 평가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것.

이에 관해 서울행정법원 김우현 공보판사는 “법원 판결에서 ‘절차’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전문평가위원회를 거치지 않는 등 절차상의 문제가 1심 판결에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법원, 항소심 판결 선고까지 효력 정지
병원·학계 "근거 객관성 부족 등 받아들여져 환영"

현재 복지부 고시 이후 영상장비 수가 인하 조치가 실제 적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병원계가 이번 소송과 함께 제기한 ‘집행정지’ 소송 역시 받아들여져 향후 복지부가 조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재판부는 “이번 상대가치점수 개정 고시처분은 본심의 항소심 판결 선고 때까지 그 효력을 정지한다”고 결정, 소송 당사자들에게 판결문 송달이 이뤄진 후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부는 이어 “수가인하 처분으로 인해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그 효력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효력 정지를 판결 확정시로 정했다.

정부 상대 소송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재판부의 판단에 병원계와 학계는 우선 환영의 뜻을 표했다.

판결 후 대한병원협회 이상석 부회장은 “이번 영상장비 수가인하 조치가 적절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그 근거의 객관성이 부족하다고 판단, 소송을 제기했던 것”이라면서 “법원에서 병원계 입장을 받아들인 것에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원에서 좋은 판결을 해줬다. 선례로 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영상의학회 역시 “병원계와 함께 이뤄낸 일”이라고 환영하면서 오늘 중으로 자세한 입장을 정리해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김선영기자 ks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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