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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국제학술대회 여는데 정말 힘드네"
[ 2011년 10월 21일 21시 42분 ]
30년 만에 대규모 국제학술대회 유치를 준비 중인 대한소아과학회(이사장 이준성)가 리베이트 쌍벌제 등 정부의 각종 규제 강화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소아과학회는 내년 5월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제8차 아시아소아연구학회(ASPR:Asia Society of Pediatric Research)’를 개최한다.

학회는 “소아과 관련 학술 연구 자료가 축적된 국가가 아니면 쉽게 나서지 못하는 학술대회를 지금까지 어떤 국가에서도 다루지 않았던 ‘아시아 어린이의 면역과 질병’이란 대주제를 도입해 한국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포부이다.

그러나 야심찬 계획과 달리 소아과학회의 국제학술대회 준비는 험난한 여정이었다. 장소 섭외부터 국외 연자 초청까지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한소아과학회 이준성 이사장[사진]은 “학회는 정부 규제를 피할 수 없는데 후원사들의 사정은 뻔하다”면서 “국내 학술대회 사정도 이러한데 국제학술대회 준비는 오죽하겠는가”라고 탄식했다.

학회는 제일 큰 후원단체였던 제약계가 약가 일괄 인하란 직격탄을 맞은 이후, 가장 먼저 학술대회 장소 변경을 고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호텔이 아닌 병원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이다.

"장소 대여료 저렴한 곳 알아봤으나 그마저 힘들어 포기"

이진한 학술이사는 “비용을 아끼자는 생각에 제일 먼저 학교나 병원 등 비교적 장소 대여료가 저렴한 곳부터 알아봤다”면서 “그러나 이미 예약이 끝나 있거나 장소가 좁아 국제학술대회를 유치하기엔 무리가 있어 포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시설과 숙박 등 여건이 좋지 않으면 확실히 선호도가 떨어진다. 일본도 정부 규제가 강해져 장소를 바꾸니 당장 참여율이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준성 이사장도 “정부가 전국 곳곳에 컨벤션 센터를 건립하도록 권장하면서 정작 자금 숨통은 끊어놓고 있어 국제 학술대회 유치가 힘들어지고 있다”면서 “국제학술대회는 경제적ㆍ지식적 부가가치산업이다. 학술이 가장 큰 목표이지만, 국외 참석자들을 융숭하게 대접해 세계에 한국을 알린다는 목표도 있다”고 거들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국제학술대회 개최권을 따내도 정작 정부 규제가 심해 원하는 바를 펼치지 못하고 있단 설명이다. 특히 이러한 어려움은 학술대회 성패와 직결되는 국외연자 초청의 규모를 축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준성 이사장은 “국제학술대회의 격(格)이라는 것이 있고, 기본 정서라는 것이 있다”면서 “국외 연자를 초청하는 우리가 항공권이나 숙소비용을 대줘야 하는데 이마저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제학회 격(格) 높이면 해외 참석자도 느는데 안타까워"

그는 이어 “국제학술대회엔 국외 연자가 많이 와야 한다. 그래야 폭넓게 배울 수 있고 이들을 보기 위해 참가자들도 증가한다”면서 “국외연자 수가 20명 늘면, 이들을 보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찾아오는 참석자들이 몇백 명”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대한소아과학회는 이번에 개최하는 제8차 아시아소아연구학회의 국외 초청 연자 규모를 줄여 50~60명을 생각하고 있다. 본래 80~90명의 초청연자가 거론됐으나 비용 문제가 걸림돌이 된 것이다.

이준성 이사장은 “우리가 밖에 나가서 배우는 것보다 불러서 배우는 것이 좋고, 한국을 찾은 이들이 우리를 알아가는 것이 국가와 학회 위상을 높이는 일”이라면서 “그러나 지금 상황은 쥐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꼴”이라면서 안타까워했다.

대한소아과학회는 국제학술대회 유치 적자를 보전하는 방안으로 국내 소아청소년과 개원의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이준성 이사장은 “내년 제8차 아시아소아연구학회 예상 비용을 계산해보면 적자다. 해외 참석자들은 한계가 있고 믿을 건 국내 참석자들”이라면서 “개원의사회와 사이가 좋은 학회답게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와의 협력을 유지해 국내 개원의들이 많이 찾을 수 있는 학술대회로 꾸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국내 소아청소년과 개원의들의 참석에 학술대회에서 발생할 적자 보전을 기대하는 것도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준성 이사장은 “30년 전엔 30만원이던 등록비가 12~15만원 수준으로 책정될 것”이라면서 “그만큼 소아과청소년과 개원의들의 상황이 전반적으로 힘든 상태”라고 귀띔했다.
조민경기자 jj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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