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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vs 변호사 '리베이트 쌍벌제' Q&A
[ 2011년 10월 22일 23시 20분 ]
“주변 의사들을 보면 ‘리베이트 쌍벌제’는 뉴스를 보고 대충 알았을 뿐 제대로 아는 사람 드물다.”
대한내과학회 제62차 추계학술대회가 22일(토) 서울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윤리 심포지엄’에서 리베이트 쌍벌제와 관련 패널토의에서 나온 의견이다.
이번 심포지엄은 보다 세밀한 법 내용을 인지하고 나아가 일반적인 의료계의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사진]
토의에는 ▲좌장1 홍대식 순천향대병원장(부천) ▲좌장2 이경환 변호사(법무법인 화우) ▲윤휘중 교수(경희의료원 내과) ▲김태호 교수(중앙대병원 내과) ▲원종호 교수(순천향대병원 내과) ▲정재용 내과 전문의(개원의 대표) ▲정유석 교수(단국대병원 의료윤리학과)가 참석했다.
대체로 리베이트 쌍벌제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 의사들이 많아, 법적으로 제재를 받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과 애매모호한 법 내용에 대한 지적, 그리고 의료인들이 대처해 나가야 할 방법 등이 모색됐다. 패널 참석자들의 의견을 모아 봤다.
홍대식 병원장
Q : 제약회사 영업사원들과 20년, 30년 지내다 보면 인간적인 관계가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고들 한다. 훗 날 그들이 조의금이나 축의금을 많이 내고 갔다면, 리베이트로 볼 수 있을까.
이경환 변호사
A : 공무원들 중 축의금을 받지 않는 사람도 있다. 축의금, 조의금이 100여 만원 정도라도 허용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에서 상가 차량이 버스 전용 차선을 이용해도 경찰은 잘 안 잡는다.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는 가능할 것 같다.
윤휘중 교수
Q : 실제 의사들로 하여금 윤리적으로 해결돼야 할 리베이트가 이제는 법적으로 규제됐기 때문에 안 지킬 수는 없는 상황이다. 결국 만들어지게 된 리베이트 쌍벌제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이경환 변호사
A : 법률가로서 결국 윤리성의 한계가 법 제정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법적으로 따졌을 때 리베이트 여부는 과연 그 대가가 정당한가에 달려있다. 붉은 빛을 띄지 않는 대가인지 상당히 고심해야 하고 조심할 부분이다.
정재용 개원가 대표
Q : 현재 리베이트 쌍벌제와 관련해서 검찰의 과잉 수사라든지 복지부의 과잉 유권해석에 대해 문제점이 많은 것 같다.
이경환 변호사
A : 의료계에서 보면 검찰이 과잉수사 한다고 보지만 국민들이나 사회단체에서 보면 더 강도가 높은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아직까진 솜방망이 처벌을 했다는 인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홍대식 병원장
Q : 의료윤리를 위해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정유석 교수
A : 최근 들어 이미 많은 의과대학에서 의료윤리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요즘 학생들은 기성 세대들에 비해 조금씩 관련 교육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의료윤리학회에서 ‘전공의를 위한 의료윤리’라는 책을 만들었다. 사회에서 일어난 몇몇 사례들을 모아, 전공의들이 실제 현장에 나가기 전에 알아둬야 할 내용을 담았다. 학회들도 노력하고 있다. 내과학회에서도 올 봄 전공의 연수강좌에서 관련 강의를 한 적이 있다. 가정의학회도 내년부터는 전공의 연수강좌를 통해 1년차를 마치기 전 의무적으로 이수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김태호 교수
Q : 리베이트 쌍벌제와 관련, 사실 너무 갑작스럽다. 또 의료 분야는 일반 제조업과 같은 생산자-소비자가 양분화돼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정부에서는 이를 무시한 채 밀어붙이고 있는데 두 가지를 제시하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이 제도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 사실 의사들 대부분이 이 제도에 관심도 많지 않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정유석 교수
A : 중요한 지적이다. 일선 의사들은 리베이트 쌍벌제가 언제 시작됐는지 조차 모르고 있다. 뉴스를 보고 알게된 수준이다.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40대 의사의 경우를 보면 사실 공감되는 부분이 있다. 내가 알기로 그 지역에서 존경받는 의사였다.
그러나 상황이 무서워서 자살시도를 한번 했었다. 그러다 실패했고 퇴원하자마자 다시 구속 수사를 받았는데 자신의 행동이 면허 박탈 사유가 된다고 생각해서 자살한 것이다. 의사들이 모르고 있다가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 도래했다. 결국 이렇게 될 때까지 자율 규제를 못한 우리의 책임도 있다.
원종호 교수
Q : 어떤 제네릭이 출시됐다고 하자. 똑같은 성분의 10가지 약들이 있을 때 식약청에는 그 약을 개개별로 분석한 정보가 없다. 식약청이 주는 정보는 이들이 모두 똑같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A사 의약품을 쓰든, B사 것을 쓰든 의사는 어느 약을 선택할 것인가. 예컨대, 원조 초코파이와 복제 초코파이가 있을 때 소비자 입장에서 한 박스를 더주는 복제 초코파이를 사는 경우가 더 많지 않을까. 많이 주는 것을 사는 것이 잘못됐을까. 약도 좋은 약, 나쁜약이 없으면 의사들이 약 선택에 있어 회사와의 관계는 존재할 수 밖에 없지 않나 싶다. 제도로 묶어 둔다고 과연 묶여질 것인가. 너무 규제가 많은 것이 아닌가 싶다.
정유석 교수
A : 사실 개인적으로 법에 대해 잘 모르지만 윤리적인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가 방치한 책임을 정부가 과도하게 조이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내가 아는 어떤 의사의 경우 제약사 직원을 마치 종처럼 부리는 사람이 있다. 이삿짐 나를 때 시키거나, 혼자 사는 여의사의 경우 외출할 때마다 제약사 직원에게 자신의 개를 맡기는 경우가 있다. 우리 스스로 윤리의식을 함양해야 한다.
이경환 변호사
A : 말씀하신 대로 의사가 약을 처방하는데 있어 A사를 선택할 것인가, B사를 선택할 것인지는 의사 마음이다. 앞서 나온 배임죄에서 ‘배임’의 의미는 타인의 사물을 처리하는 자가 부정한 청탁을 한다는 것이다. 과연 의사가 타인의 사물을 처리하는 자인가. 환자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의 행위가 과연 배임에 해당되는지 의심스럽다. 쌍벌제 시행 이전에 배임죄가 과연 성립되는지 다시 한번 엄격히 따져봐야 할 소지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이영성기자 lys@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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