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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크라테스 선서와 현대의학의 상충
[ 2011년 10월 28일 21시 44분 ]
‘의사는 오로지 환자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히포크라테스. 그는 20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자신의 신념을 지켜낼 수 있을까?

‘의사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의 ‘환자 제일주의’에 대한 현실적 접근이 시도된다. 의료환경의 변화는 낡은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상충될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히포크라테스에 대한 당돌한 재해석의 주인공은 2008년 미국 오바마 대통령 선거 캠프에서 보건의료 정책 수립에 참여한 세계적 석학 맥스웰 그렉 블록(Maxwell Gregg Bloche, M.D).

그의 저서 ‘히포크라테스의 신화’는 2011년 미국에서 보건의료정책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의료서비스에 대한 통쾌한 재해석에 성공했다.

맥스웰 박사는 “현대 의사들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지키지 못하고 있으며 그 이유는 다양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요인이 함께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의학의 발달과 사회의 변화로 인해 의사의 사회적 역할 역시 변화하고 낡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만으로는 도저히 의료와 관련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에는 정치적으로 큰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던 의료 분야가 급속한 의료비 팽창과 복지론에 힘입어 세간의 큰 주목을 받는 산업이 돼 버렸다”고 전했다.

그 만큼 정치적, 사회적 바이어스 개입 가능성이 높아졌고, 실제 의료 일선 곳곳에서 의사의 역할 변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맥스웰 박사는 “의료비가 국내 총생산의 1/3 이상으로 폭등하는 상황에서 의사들은 때로는 생명을 구하는 치료에 대해서도 ‘아니오’라고 말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사회가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없고 의사는 이미 그 사회에 종속된 존재인 만큼 의학적 판단이 아닌 정치적, 사회적 상황에 휘둘릴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의학의 능력이 점점 진보함에 따라 그 활용 범위도 넓어지면서 의학을 다루는 의사들의 가치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맥스웰 박사는 “사회의 요구에 따라 넓어지는 의학의 역할과 2000년 이상 지속된 히포크라테스의 약속을 조화롭게 양립시키는 문제를 숙고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한편, 맥스웰 그렉 블록은 의료법 및 의료정책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예일대학교 메디컬스쿨과 로스쿨을 졸업했다.

그는 컬럼비아대학병원에서 정신과 레지던트 과정을 마친 정신과 전문의로, 오바마 대통령 선거 캠프에 참여, 현 미국 보건정책을 만드는데 일조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맥스웰 박사는 오는 11월 3일~4일 양일간 여의도 63빌딩에서 개최되는 2011 Korea Healthcare Congress'에 연자로 참석하기 위해 내한한다.

방한을 기념해 그의 저서 ‘히포크라테스의 신화’는 11월 국내에서도 번역, 출간될 예정이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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