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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탈(脫) 의료원" 선언
[ 2011년 10월 30일 21시 58분 ]
최근 윤순봉 전 삼성석유화학 대표이사를 지원총괄사장으로 선임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을 선언한 삼성의료원.
병원 관례상 의사가 병원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게 당연시 됐던 측면에 비춰보면 대단히 이례적인 인사로, 병원계 안팎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삼성이 이처럼 파격적인 조치를 취한 데는 최근 마무리된 그룹 감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94년 삼성서울병원 개원 이후 양적 성장을 거듭해 온 의료원 체제가 정체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판단하고, 탈(脫) 의료원 체제로 돌입함으로써 선택과 집중을 통해 새로운 비전을 찾겠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 감사 결과 삼성의료원 전반에 걸쳐 여러 지적들이 쏟아졌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앞으로 윤 사장이 개혁에 더욱 속도를 올릴 것으로 보여 추이가 주목된다.
일단 눈여겨봐야 할 변화는 앞으로 의료원 산하 3개 병원이 독자적인 노선을 걷게 될 것이란 점이다.
포스트 이종철을 찾는 대신 의료원장 자리를 공석으로 두거나 선대 의료원장들과 마찬가지로 명예직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근 그룹 차원에서 진행한 감사보고 자리에 참석했다는 삼성의료원 한 관계자는 “의료원 조직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시각 탓에 3개 병원의 분리 성장이 대안으로 떠올랐다”며 “편제상 여전히 의료원 아래 존재하겠지만 사실상 전혀 다른 병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윤 사장이 앞으로 3개 병원의 경영 컨설팅이나 지원에 두루 관여는 하겠지만, 의료원이란 기본 골격만 유지한 채 각자 특성에 맞춘 성장전략을 찾은 뒤 독립해 나갈 것이란 전망이다.
이 경우 삼성서울병원은 진료와 연구, 강북삼성병원은 건강검진, 삼성창원병원은 교육에 방점을 찍고 조직 재정비에 나설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 “재개원하는 심정으로 변화해야 한다”
이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은 ‘초일류’를 지향하는 그룹 목표에 맞춰 가장 급격한 변화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진료 부분에 있어 이번에 비교 대상이 됐던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주요 경쟁병원들과의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그룹 차원의 대책이 조만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지난 2008년 주요 병원 가운데 가장 먼저 문을 연 암센터의 경우 의료원 성장의 새로운 발판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3년이 지난 지금, 경쟁병원들이 속속 암병원(센터)를 건립하거나 건립을 진행하면서 차별적 경쟁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또 병상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서울대병원이나 서울아산병원에 비해 이식이나 암환자 등과 같이 중증환자 비율이 낮다는 점, 스타 교수나 스타 진료팀의 부재도 삼성서울병원이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거론됐다.
뿐만 아니라 연구와 관련 개원 이후 그룹 차원에서 교수들의 연구환경 조성 및 연구비 지원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성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단적인 예로 SCI 논문이 발표되더라도 영향력이 기대 이하이거나, 산업적 파급효과나 혁신적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논문이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한 관계자는 “몇몇 분야를 제외하면 경쟁병원에 한참 뒤져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낯이 뜨거울 정도”라며 “이미 알고 있던 부분들도 있었고, 그룹 의견에 동의할 수 없던 것도 있었지만 대체로 개혁의 시점이 임박했다는 데는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 큰 변화가 뒤따라 올 것”이라고 전했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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